편견 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발걸음은 이제 당연한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내려온 아름다움의 기준은 쉽게 바뀌지 않고 있다.
피부가 매끈하고 선이 곱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사람만이 아름답다는 정의는 누가 내린 것일까?
뷰티 업계는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다양한 아름다움을 존중하기 위해 일반적인 틀을 깨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다채롭게 만드는 아름다운 뷰티 아웃사이더들의 사례를 모았다.

 

구찌 뷰티

구찌뷰티는 론칭 초반부터 파격적인 비주얼로 큰 화제가 되었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세우는 타 하이엔드 뷰티 브랜드와 달리,
립스틱을 입술 밖까지 번지게 바르고 아이라인을 눈두덩 전체에 시커멓게 칠하는 등
일반적인 메이크업 루틴을 완전히 벗어난 뷰티 룩을 선보인 것.
최근 공개된 구찌 뷰티 립스틱의 시그니처 컬러인
‘골디 레드 25’
홍보를 위해 내세운 캠페인 모델들 또한 틀을 벗어난다.
백발이 성성한 할머니부터 빨간 머리에 주근깨가 가득한 소년 등
립스틱 모델로 생각하기 어려운 이들이 골디 레드를 바르고 당당하게 웃음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우리 사회가 규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메이크업은 누구의 전유물도, 특권도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예다.

시니어 모델을 내세운 구찌뷰티의 ‘골디 레드 25’ 캠페인

빨간머리 소년을 모델로 내세운 구찌 뷰티의 ‘골디 레드 25’ 캠페인

 

바이레도

지난 10월 론칭한 바이레도 뷰티는 실험적인 메이크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
이사마야 프렌치와 협업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센슈얼하고 절제된 향기로 사랑받는 바이레도에서 메이크업 라인을 론칭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선보일거라는 생각했던 추측을 완전히 벗어나
파격적인 비주얼을 선보였기 때문.

하지만 바이레도 향수가 추구하는 젠더리스 키워드는 놓치지 않았다.
새틴과 매트 2가지 피니시로 선보이는 립스틱, 얼굴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는 컬러스틱,
유려한 곡선이 돋보이는 패키지에 담긴 마스카라 등
메이크업 본질에 충실하면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제품을 선보인 것.

특히 총 16가지 컬러로 출시한 컬러스틱은 눈과 볼, 입술 등
원하는 곳 어디든 사용할 수 있는 멀티 유즈 제품이다.
컬러스틱을 사용한 모델들의 비주얼 또한 다양하다.
눈과 볼, 입술에 핫핑크 컬러를 칠한 남자, 눈두덩 전체를 까맣게 칠한 스킨헤드 여자 등
성별과 인종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메이크업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바이레도 컬러스틱 #SICKPICK 캠페인

바이레도 X 이사마야 프렌치 메이크업 라인

 

세포라

세포라에서는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캠페인을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 속 주인공은 성소수자이주민
사회적으로 존중 받지 못하는 이들이 주로 출연한다.
3분 내의 짧은 영상 속 주인공들은 더 이상 숨거나 쉬쉬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회에 모습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뷰티를 접하고 세포라와 함께 하며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포라 직원, 학교 교장 선생님 등 직업군 또한 다양하다.
누구나 아름다워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모든 이들을 편견 없이 대하고자 하는 세포라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 캠페인은 세포라 공식 인스타그램(@sephor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포라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 캠페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We belong to something beautiful’ 캠페인

 

단편적인 모습으로 남을 쉽게 정의하지 않는 사회,
다름을 틀림으로 말하지 않는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넘겨야할 고비는 여전히 많다.
하지만 영향력 있는 브랜드의 이러한 움직임은 차별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미의 기준을 한번 더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남자가 풀 메이크업을 해도, 파격적인 스킨헤드를 한 여자를 보아도 놀라지 않을 시대가 오길 바라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들로 사랑이 넘치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