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비 블루종 90만원, 카프 레더 유틸리티 백 75만원 모두 코치(Coach), 스트라이프 니트 스웨터 19만8천원 세인트 제임스(Saint James).
카무플라주 프린트 맨투맨 티셔츠 38만원, 슬링 백 67만원 모두 코치(Coach).
매니시하면서도 스포티한 블랙 스트랩 워치 21만2천원 스와치(Swatch), 니트 스웨터 57만8천원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화이트 셔츠 10만5천원 코스(COS).
리버시블 후드 집업 재킷 1백65만원, 블리커 백팩 위드 와이드 비스트 프린트 1백10만원 모두 코치(Coach).
생기 넘치고 활발한 블랙베리 앤 베이 코롱 100ml 18만원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후디 74만원, 재킷 1백95만원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배우 김지석의 지난 1년은 여러 색으로 채워졌다. 여전히 <뇌섹시대: 문제적 남자>(이하 <문제적 남자>)의 뇌섹남이었고 SNS로 일상의 밝은 기운을 전했다. 그가 지닌 유쾌함은 늘 자연스러웠지만 지난해에는 배우로 지내온 방향이 사뭇 달랐다. 2017년의 시작 즈음에는 <역적>에서 감정의 진폭이 큰 연산군을 연기했고, 끝 무렵에는 로맨스 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 과거의 상처와 아픔을 이겨나가며 사랑을 지키는 남자로 변신했다. 지금까지와는 부쩍 달라진 결을 보여준 그의 배우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느릿한 걸음으로 배우의 길을 정주행하는 덕분에 다른 색을 기대해도 좋을 오늘의 김지석이 되었다.

오랜만의 휴식이었겠어요. 발리는 어땠나요? 여행다운 여행은 1년 만이었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간절했죠. 숙소가 혼자 뚝 떨어져 있었는데 꼭 유배당한 기분이기도 했어요.(웃음) 음악을 10시간 넘게 들은 것 같아요. 요즘 몽환적인 음악에 꽂혔거든요. ‘시가렛 애프터 섹스’의 앨범 같은. 그리고 마지막 날엔 풀빌라 수영장에서 자연인이 된 것처럼 옷 하나 입지 않고 마음껏 수영했죠. <문제적 남자> 돌려 보면서요. 이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마음껏 여유를 즐겼어요. 발리 사람들이 보여준 친절과 미소가 진심으로 느껴져서 좋았고요. 그리고 발리 커피가 정말 맛있더군요.

이곳에 다시 온다면 누구와 오고 싶어요? 당연히 여자친구죠. 친구 말고 무조건 여자친구요!

2017년이 특별했겠어요.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도 받았고, 연산군에 이어 로맨틱 드라마를 주인공으로 이끌어가기도 했고요. 일에 대한 욕심이 갈수록 커져요. 배우로서 더 단단하게 인정받고 싶은가 봐요. 전에는 그런 욕심이 없었어요. 철이 없었던 것일 수도 있지만요. 전에는 ‘그냥 하면 하 는 거지’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갈수록 설 자리가 좁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노력이 더 많이 필요하고 작품에 임하는 책임감도 무거워져요. MBC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무대에 올랐을 때는 복통이 올 만큼 긴장했어요. 배가 송곳으로 찔리는 것처럼 아프더라고요. 수상 소감을 말하기 전에 객석의 선후배, 동료 연기자들과 눈을 잠깐 맞추었는데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오롯이 저만을 위한 순간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돌이켜보면 <역적>으로 연산군을 연기한 2017년은 제 연기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요.

많은 작품에서 조연을 맡았어요. <20세기 소년소녀>를 끝낸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어떤가요? 그때는 주인공을 빛나게 한다는 것에 만족했어요. 주연이 아니라는 사실에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어요. 어쩌면 자기 최면일 수도 있지만 ‘나는 천천히 가는 거야’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막상 주연이 되니까 압박감이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와, 못 하겠는데 하고 싶은 게 이거구나’ 싶더라고요.

<20세기 소년 소녀>에서 연기한 ‘공지원’과 본인이 닮은 점이 있나요? 비슷한 점이 분명 있어요. (한)예슬 씨와는 원래 친한 사이거든요. 실제 모습과 캐릭터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더 자주 만나고 친밀하게 지냈어요. 무엇보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한예슬 씨는 최고의 파트너라는 점이에요. 연기하는 동안 완전히 몰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사랑스럽고 배울 점도 많고 좋은 사람이죠. 촬영 내내 늘 상대 배우에게서 힘을 얻었어요. 서울에 돌아가면 예슬 씨와 식사하기로 했어요. 제가 사야죠. 감사의 밥!(웃음)

로맨스 작품에서 상대 배우에게 그 정도로 몰입된다면 특별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겠어요. 작품이 끝났다고 해서 작품 속 캐릭터의 인생이 바로 끝나는 건 아니에요. 그래서 작품이 끝난 후에도 상대 캐릭터를 그리워하기도 하죠. 실제 감정과 헷갈릴 만큼이요. 작품이 끝나면 한동안 유예기간을 두면서 그 감정에서 서서히 빠져나오려고 노력해요.

드라마 <역적>과는 많이 달랐겠어요. 공지원을 연기하면서 상대를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설레기도 하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껏 표현한 것 같아요. <역적>을 찍을 때는 ‘연산군’에 에너지를 다 쏟아붓고 나면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멜로 연기를 하며 그때 쌓인 스트레스를 다 풀었어요. ‘그래, 마음껏 사랑하자’라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즐거웠어요. 작품을 거듭하며 제 매력을 천천히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속도는 느리지만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다는 데 자부심이 있어요.

포근하고 밝은 느낌의 향인 잉글리쉬 오크 앤 레드커런트 홈 캔들 200g, 9만8천원 조 말론 런던(Jo Malone London), 오렌지 캐시미어 니트 스웨터 1백58만5천원, 핀스트라이프 팬츠 1백26만5천원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스트라이프 카디건, 터틀넥 톱, 팬츠, 벨트 모두 가격 미정 프라다(Prada), 심플한 메탈 워치 18만원
스와치(Swatch).

배우의 세계에서 15년을 버텨온 원동력이 뭘까요? 처음에는 형에 대한 열등감이었어요. 부모님에게 나도 인정받고 싶다는 생각으로 힘을 냈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 마음, 열정은 똑같아요. 갈수록 연기로 인정받고 싶어져요. 승부욕도 좀 있고요. 그런 마음으로 내가 가진 것을 잘 지키는 데 필요한 힘을 내는 거죠.

이제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이기도 해요. 요즘 하는 모든 인터뷰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이에요. 20대나 30대 초반까지는 그 질문이 없었거든요. 제가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거겠죠. 결혼이야 늘 생각은 있어요. 그런데 결혼이라는 게 쉽게 예측할 수 없지 않나요? 일단 여자친구가 있어야 하고, 상대와 제가 서로 결혼하고 싶다는 확신이 생겨야 하고요. 우주의 모든 기운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 거잖아요. 그걸 제가 가늠할 수는 없죠.

애인, 남자친구일 때 김지석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솔직히 장점이 너무 많아요.(웃음) 상대를 위해 다 맞출 수 있어요.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 스타일이거든요. 상대에게 주는 데서 만족을 느끼죠. 상대방이 몰라줘도 행복해요.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로 만족하고요. 배우만 아니라면 좀 더 자유롭게 여자친구와 하고 싶은 일도 있어요. 너무 많은데 그중 하나를 꼽자면 제주도에 가서 맛있는 식당을 함께 찾아다니는 거예요.

나이 들수록 달라지는 면이 있겠죠? 아무래도 가볍고 즐겁기만 한 모습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아요. 요즘은 혼술도 종종 해요. 그런 제 모습이 싫은데 어느 순간 또 혼술을 하고 있어요. 그럴 때마다 그저 밝지만은 않은 자신을 느끼죠. 연애를 하면 좀 나아질까요?(웃음) 이제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 설레지만은 않아요. 저도 모르게 “내가 예전엔 이랬는데.’ 라며 자꾸 과거 얘기를 꺼내는 제 모습을 보면 문득 슬프기도 해요.

10년 후 김지석은 어떤 모습이길 바라요? 소년 같은 김지석. 겉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