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 여성 영화

나아가는 여성 영화

제22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앞에 상영관을 독립영화예술관으로 확대하며 영화제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올해 상영작의 추천사를 보내왔다.

여성, 영화사 마크 커즌스

여성, 영화사 마크 커즌스 2018

“영화사는 생략의 방식으로 성차별주의적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제작자 틸다 스윈턴은 이렇게 말하며 영화의 내레이션을 시작한다. 영화학 교과서라 할 만한, 장장 14시간에 걸친 이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 여성감독 1백83명이 만든 7백여 편의 영화 클립으로 구성되어 있다. 관객은 영화사를 여성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시도에 동참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황미요조

 

노바 차오베이

노바 차오베이 2019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 중국 현대미술 전시에서 국제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최근에는 프라다 캠페인을 연출하기도 한 중국 현대 미디어 아트 작가 차오페이의 첫 장편영화. 인간을 디지털 미디어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꿈꾸는 한 과학자가 아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이 실험이 실패하면서 아들은 디지털 영혼이 되어 컴퓨터화된 세계를 떠돈다. 그리고 여기에 과거 소비에트연방에서 파견된 여성 과학자와 중국 기술자의 로맨스가 끼어든다. 소비에트연방과 중국의 사회주의 프로파간다 미래주의 이미지와 사이버 펑크 아트가 결합한 SF영화. 복고적이면서도 미래적이고, 표면적이면서도 심층적이다. 황미요조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 2020

올해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여성 영화인 지원 프로젝트: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라는 이름으로 여성 영화인들과 함께 개막작을 만들었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위기 속에서 영화 작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객을 만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여성 영화인들을 응원하고 우정과 연대의 이름으로 서로를 바라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기획한 프로젝트. 공모 과정을 거쳐 ‘코로나 시대, 서로를 보다’라는 주제로 1분 이하의 짧은 영상을 만든 50명의 여성 영화인에게 각 1백만원의 제작 지원금을 전달한다. 영상을 통해 2020년 현재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 영화인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터넷 기반 방송·영화 무제한 서비스 웨이브(wavve)가 후원한다. 영화제 기간에 극장과 웨이브에서 무료로 상영하고, 영화제 폐막 이후에도 한 달간 웨이브에서 무료로 서비스한다. 정지혜

 

토니 모리슨: 내 삶의 편린들 티모시 그린 필드샌더스

토니 모리슨: 내 삶의 편린들 티모시 그린 필드샌더스 2019

지난해 타계한 미국을 대표하는 흑인 여성작가 토니 모리슨의 삶과 문학적 여정을 인터뷰와 자료 화면으로 구성한 영화. 토니 모리슨 본인은 물론이고, 오프라 윈프리, 프란레보비츠, 앤젤라 데이비스 등 아프리칸 아메리칸 문화를 대표하는 인물과 페미니스트들이 토니 모리슨의 문학과 미국 흑인 인권 운동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경험과 학식이 풍부한 도슨트 같은 작품이다. 황미요조

 

스타트 업! 이케다 지히로

스타트 업! 이케다 지히로 2019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에 따른 업무 방식이 익숙해 대기업 직원이 천직이라고 믿는 회사원 노조미는 즉흥적 아이디어와 자유분방한 작업 스타일로 주목받는 천재 개발자 히카리와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일도, 관계도 성장해야 한다. 20대 두 여성의 좌충우돌 스타트업 성장기. 황미요조

 

우먼 아나스타샤 미코바, 얀아르튀스 베르트랑

우먼 아나스타샤 미코바, 얀아르튀스 베르트랑 2019

50여 개국, 2천여 명의 여성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성폭력, 여성의 몸, 꾸미기, 모성, 여성 교육, 결혼, 경제활동 등의 주제를 망라하며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세계의 모든 여성 이라는 존재와 그들 사이의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시선을 담은 다큐멘터리. 황미요조

 

이름 없는 노래 엘리나 레온

이름 없는 노래 엘리나 레온 2019

페루의 수도 리마 근교, 가난한 농촌 지역에 사는 만삭의 조지아. 그녀는 출산을 무료로 도와준다는 병원에서 아이를 낳는다. 눈을 뜬 다음 날 아침, 아이도 병원도 사라졌다. 한 유명한 탐사 저널리스트가 그녀와 함께 아이를 추적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흑백영화.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의 혼란스러운 심리를 시적인 화면과 뮤지컬적 요소를 섞어 표현해 압도적인 시청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한편, 페루의 어두운 사회 현실을 고발한다. 황미요조

 

속삭임 헤더 영

속삭임 헤더 영 2019

캐나다 영화계가 주목하는 신예 헤더 영의 데뷔작 극심한 외로움과 고립감에 빠진 장년 여성이 동물에 의존하게 되는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과정을 다큐픽션으로 완성했다. 실제로 감독이 어머니와 반려견의 관계를 지켜보며 만든 단편영화를 발전시킨 경우로 비전문 배우를 캐스팅해 대본 없이 촬영했다. 헤더 영은 이 영화로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 발견상을 받았다. 정지혜

 

붉은 대지 케렌 예다야

붉은 대지 케렌 예다야 2019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반군사주의 록 오페라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영화. 이스라엘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사는 여성 마미는 남편이 군대에서 다쳐서 돌아오자 남편을 휠체어에 태우고 텔아비브로 향한다. 도시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마미는 어쩌다 보니 총리 선거에 출마하게 되고, 전쟁의 광기에 휩싸인다.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뮤지컬 장면, 마미의 머릿속을 떠도는 기괴한 상상들, 영화 속 이야기 밖의 화자 등 초현실적이며, 동시에 절실하게 현실적인 비군사화와 반전 메시지를 담은 영화. 황미요조

 

퀴어 지니어스 캐서린 팬케이트

퀴어 지니어스 캐서린 팬케이트 2019

<퀴어 지니어스>는 바버라 해머, 아일린 마일스 등 5인의 걸출한 레즈비언 아티스트의 일상과 예술 활동을 그린다. 이들은 공연 예술가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지역운동, 영화 제작, 교육, 문학, 이론 연구 등 예술 활동의 영역을 각기 다른 가지로 뻗어 확장한다. 세대와 활동하는 지역 역시 각기 다른 이들의 예술 활동은 스톤월 항쟁 무렵부터 현재까지 50여 년간 미국 레즈비언 커뮤니티의 굳건한 뿌리와 줄기, 잎을 보여준다. 도시의 풍경. 황미요조

 

엑스터시 모아라 파소니

엑스터시 모아라 파소니 2020

브라질 감독 모아라 파소니의 데뷔작으로 정치적 격동기를 지나던 1990년대 브라질을 배경으로 거식증에 걸린 소녀를 통해 불확실한 세계와 그녀 내면의 소용돌이를 그린다. 놀라울 정도로 과감하면서도섬세한 촬영,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논픽션 구성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다큐멘터리 각본가로도 활발히 활동하는 모아라 파소니는 올해 미국 아카데미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페트라 코스타의 <위기의 민주주의: 룰라에서 탄핵까지>(2019)의 공동 각본가이기도 하다. 정지혜

 

내가 죽기 전까지, 사랑 에바 마리에 뢰드베로

내가 죽기 전까지, 사랑 에바 마리에 뢰드베로 2019

지난해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IDFA) 경쟁작으로 공개된 에바 마리에 뢰드브로의 다큐멘터리로 감각적이고 과감한 작품이다. 콜로라도스프링스 교외 빈민촌에 사는 베티라는 여성의 복잡다단하고 내밀한 열망을 들여다본다. 가족 내에서 사랑과 의존이 얼마나 가깝게 붙어 뒤엉켜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 정지혜

 

가만한 손모아, 안정연

가만한 손모아, 안정연 2020

피아노를 전공한 준서는 자신이 다닌 음악대학에서 행정 조교로 일을 시작한다. 피아노 하나만 보고 달려왔을 준서는 어쩐 일인지 오랫동안 피아노를 칠 수 없는 상태에 머물러 있다.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을 본다. 그 가만한 상태가 준서의 마음 같다. 영화는 준서의 닫힌 마음이 조금씩 열릴 때까지, 그녀만의 속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사랑하는 법을 지켜본다. 그것은 열망하던 일이 끝내 좌절됐을 때조차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는 인물을 목격하는 일이기도 하다. 손모아, 안정연 감독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데뷔작이다. 정지혜

 

객도추한 허안화

객도추한 허안화 1990

후이얀은 영화 공부를 위한 영국 유학 중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홍콩으로 잠시 돌아온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났어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어머니의 행동에 갈등을 겪다 어머니의 고향인 일본 벳푸로 여행을 가기로 한다. 어머니의 삶을 점점 이해해가면서도 둘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없는 현대 여성을 연기하는 장만옥의 섬세한 연기가 인상적이다. 황미요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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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N RELATIONSHIP

OPEN RELATIONSHIP

‘오픈 릴레이션십’을 경험한 자유로운 연인들의 사연.

오픈 릴레이션십이란?

일대일 연인 관계 혹은 성관계를 벗어나 제삼자와 데이트
혹은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열린 관계를 뜻한다.
두 사람이 각자 어디까지 허용할 수 있는지 상의해 결정하기 때문에 바람과는 다른 개념.
오픈 릴레이션십은 광범위하며, 허용 범주에 따라 관계의 규칙이 정해진다.

권태기는 처음이라서

드라마에나 나오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별명이 ‘김순정’이었던 내게 권태기가 찾아올 줄은. 그래도 7년이나 함께한 그와 헤어진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내 모든 일상에 너무나 깊숙이 침투해 있었으므로. 대화로 이 위기를 타파하고 싶어 그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 아무래도 권태기가 온 것 같다고. 그러자 그가 각자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는 건 어떻겠느냐는 섬뜩한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에는 그게 바람피우는 것과 뭐가 다르냐고 화내며 되물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유학생 시절, 친구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관계라며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다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고 애정이 뜨거워지는 계기를 만들어보자고. 이것도 권태기 극복을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어차피 서로 알고 있으니 이건 바람이 아니라고. 그래서 그 결과가 어땠느냐고? 나는 결국 새로 만나던 남사친에게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야 말았다. 그 역시 마찬가지. 결국 우리에게는 이별의 명분이 필요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K(33세, 회사원)

 

바람이거나 아니거나

짝사랑하던 그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루어지지 않을 사랑이라고 생각하니 어찌나 더 간절하던지. 술에 잔뜩 취해서 그에게 고백한 날, 그는 내게 자신은 어디로든 열려 있으며 꽉 막힌 사람이 아니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지방에서 일하던 여자친구와 장거리 연애 중이었기 때문에 결국 여자친구보다 나를 만나는 시간이 더 많았고, 우린 성관계까지 맺었다. 마음이 이미 커질 대로 커졌고 그를 믿었기에 여자친구와 이별하라고 요구했더니 나와 만나는 걸 여자친구도 이미 알고 있다는 게 아닌가.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인지 황당했지만 여전히 그를 사랑했기에 그 후로도 관계를 지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그의 휴대폰에서 그와 그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 내용을 보게 됐다. 돌아오는 주말에 여자친구를 어머니에게 소개한다는 것. 물론 내가 아닌 그녀였다. 그 뒤로 당연히 우린 헤어졌다. 아니, 나만 헤어졌다. 그들의 관계에 이용당한 것 같아 아직까지도 종종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 L(30세, 회사원)

 

스리섬 판타지

그에게는 성적 판타지가 있다. 세 사람이 관계를 나누는 행위.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지만, 나 몰래 딴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 판타지는 가질 수 있지.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이라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진짜로 스리섬을 제안하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그에게는 말로만 듣던 ‘섹파’가 있었다. 그의 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