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별, 행성과 위성, 그리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신호. 서로 다른 존재와 세계가 만나 새로운 가능성이 되는 순간을 끊임없이 탐색한 예술가 백남준. 경계와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오늘의 패션도 그 궤도 어딘가에 놓여 있다. 그가 떠난 지 20년, 아직 만나지 못한 세계와 다가올 미래를 감히 상상한다. 여전히 남아 있는 신호를 따라, 담대히 더욱 멀리.

트위드 재킷 Chanel.

백남준, <비디오월드 21>, 혼합 재료, 140×140×189cm, 2000 2000년, 백남준은 텔레비전 21대로 하나의 지구를 만들었다. 서로 다른 이미지와 신호가 대륙처럼 이어지며, 미디어를 통해 세계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21세기의 풍경을 그려낸 작품.
드레이프 드레스, 레더 글러브, 이어 커프와 이어링 모두 Balenciaga.

이지연, ‘얼룩무지개숲 7-1’, 나노 필름, 탄소봉, 실리콘 링, 3D 프린팅, 지름 320cm, 나노 복제 기술_2026, 2026 백남준의 ‘행성적 사유’와 <거북>(1993)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했다. 기존의 원형 필름을 거북 등갑을 닮은 육각형으로 변형하고, 수백 장의 나노 패턴 필름을 이어 하나의 행성처럼 구축했다. 빛에 따라 끊임없이 색을 달리하는 표면을 통해 백남준이 기술로 상상한 세계를 동시대 나노 기술로 확장한 작품.
주얼리 장식 카키 드레스, 벌룬 스커트 모두 Markgong.

백남준, <NJP at 1800 RPMs>, 레이저디스크 7장에 실크스크린, 구형 텔레비전 진공관 7개, 알루미늄 마운트, 각각 Ø 30cm, 1992 레이저디스크 7장에 실크스크린 이미지와 백남준의 드로잉을 더하고, 구형 텔레비전 진공관 7개를 결합한 작품. 디스크 위에는 동아시아의 이십팔수와 <주역>이 연상되는 문자와 이미지가 펼쳐진다. 별의 움직임으로 세계를 이해하던 오래된 시선과 현대의 영상 기술을 나란히 놓으며 서로 다른 시대의 언어를 하나의 작품 안에 연결한다.
재킷, 스커트, 캐시미어 풀오버 모두 Chanel.
김덕희, <부분일식>, LED 디스플레이, 비디오 루프, 25.8×25.8×7.5cm, 2024 저해상도 디스플레이의 작은 픽셀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우주를 구축하는 작가 김덕희. 그의 작품 <부분일식>은 빛의 점과 깜박임으로 행성과 자연, 일상의 풍경을 오간다. 작은 픽셀에서 시작해 일상과 우주를 연결하며, 전자 매체로 세계를 확장한 백남준의 시선을 동시대의 디지털 언어로 이어간다. 백남준이 남긴 질문이 오늘의 기술과 감각 안에서 어떻게 새롭게 확장되는지 보여주는 작품.
니트 탱크톱, 풍성하게 부푼 볼륨감이 돋보이는 시어링 톱, 스트링 디테일의 쇼츠, 롱 글러브, 구조적인 실루엣의 레더 슈즈 모두 Rick Owens.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 단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45분 21초, 1999, ©백남준에스테이트 1999년의 마지막 날, 임진각에서 세계 각지로 송출된 백남준의 영상 작품. 호랑이와 민화, 플럭서스의 퍼포먼스와 자신의 과거 작업을 빠르게 교차하고,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금강에 살으리랏다’를 부르는 장면에는 고향과 분단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 매체를 넘나들며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새천년을 향한 시선을 한 화면에 펼쳐 보인다.
화이트 재킷, 페더 디테일 스커트, 장미 모티프 장식 슈즈 모두 Dior.

백남준, <비너스>, 채색된 알루미늄 구조물, 위성 접시, 소니 8인치 컬러 텔레비전 24대, 193.4×193.4×48.2cm, 1990 커다란 반구형 위성안테나를 중심으로 텔레비전 24대를 바람개비처럼 배치한 <비너스>. 화면 속 색채와 기하학적 형상이 끊임없이 회전하고, 표면에는 ‘사랑’, ‘천의무봉’ 등의 문자가 새겨져 있다. 금성이라는 행성과 사랑과 미의 여신 비너스, 여성의 이미지와 전자신호가 자유롭게 겹치며 백남준이 상상한 하나의 우주를 이룬다.
백남준, <호랑이는 살아있다>, 1999, ©백남준에스테이트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1965(2000)
니트 탱크톱, 볼륨감이 돋보이는 시어링 톱, 스트링 디테일의 쇼츠, 롱 글러브, 구조적인 실루엣의 레더 슈즈 모두 Rick Owens.
플리츠 톱, 벨트, 데님 팬츠 모두 Valentino, 스트랩 힐 슈즈 Valentino Garavani.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CRT TV 모니터 13대, 12-채널 비디오, 컬러, 무성, LED; <E-Moon>, 1-채널 비디오, 컬러, 유성, DVD, 가변 크기, 1965(2000) 백남준은 인류가 오래전부터 바라보고 수많은 이야기를 투영해온 달에 ‘가장 오래된 TV’라는 정체성을 불어넣었다. <달은 가장 오래된 TV>는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차오르는 달의 시간을 여러 대의 텔레비전 화면 위에 펼쳐놓은 작품. 시간의 흐름을 하나의 공간 안에 나란히 놓으며, 달을 향한 인간의 오랜 시선을 텔레비전 화면 위에 새롭게 펼쳐 보인다.
화이트 재킷, 페더 디테일의 스커트 모두 Dior.

백남준, <비너스>, 1990
페이턴트 가죽 재킷 Diesel.

백남준, ‘네온 TV’ 시리즈 중 <애정만리>, 1990
페이턴트 가죽 재킷과 미니스커트 셋업, 메탈 로고 장식 슈즈 모두 Diesel.

백남준, ‘네온 TV’ 시리즈 — <22세기 폭스> <애정만리> 혼합 재료, 각각 60×60×25cm, 1990 텔레비전과 네온, 전자 부품과 일상의 사물을 자유롭게 조합한 ‘네온 TV’ 시리즈. 백남준은 정보를 전달하는 가전제품인 텔레비전을 하나의 액자이자 입체적인 공간으로 삼아 빛과 문자, 이미지를 채워 넣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물과 언어가 뒤섞이며, TV가 기억과 상상, 유머를 담은 하나의 작은 우주가 된 작품.
화이트 저지 드레스 Bottega Veneta.

백남준 & 저드 얄커트, <전자달 2번>, 4분 56초, 1966~1972
화이트 저지 드레스 Bottega Veneta.

백남준 & 저드 얄커트, <전자달 2번>, 4분 56초, 1966~1972 백남준과 저드 얄커트가 공동으로 제작한 <전자달 2번>은 필름과 비디오를 결합한 초기 실험작. 백남준은 인광체와 전자빔이 만들어내는 빛과 잔상에 전자적 간섭을 가해 달의 형태를 끊임없이 왜곡하고 변주하는 퍼포먼스를 감행했고, 저드 얄커트는 이 과정을 필름과 비디오카메라로 기록했다. 달을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기술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존재로 바라본 백남준의 시선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