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LOB
단발로 자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혀 있다면 이번 시즌 펜디, 셀린느, 토가 쇼에서 활약한 로브(lob, long bob) 스타일을 추천한다. 층을 내지 않고 무겁게 자르는 점은 일반적인 보브 헤어와 같지만, 턱선 혹은 그 아래로 내려오도록 길게 자르는 것이다. 이렇게 자르면 머리를 묶을 수도 있으니 어울리지 않으면 어쩌나 염려할 필요가 없다. 포인트는 자른 단면이 머리채를 한 번에 잡고 무심하게 툭 자른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거다. 이 스타일은 컨디셔너나 산뜻한 워터 트리트먼트를 발라 모발이 찰랑이게끔 만들어야 한다. 묵직하게 가라앉은 단발처럼 초라해 보이는 것도 없으니까!
“트리트먼트는 바르고 장시간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게 단점인데, 이 제품은 손상돼 부풀어오른 머리가 단 10초 만에 금세 차분해져요. 실리콘 프리 제품인데도, 만져보면 모발이 확실히 촉촉한 느낌이 들어요.” 헤어 스타일리스트 권영은
RETRO UP
모스키노와 엘러리 쇼에 오른 모델들이 관능적이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머리를 고르게 빗은 다음 정수리 쪽을 부풀린 헤어스타일 덕분. 이 스타일은 크게 공들이지 않고도 브리지트 바르도처럼 섹시하거나 오드리 헵번처럼 우아한 느낌으로 연출하기에 효과적이다. 이마가 봉긋하다면 크루아상을 머리 위에 얹은 것처럼 앞머리를 띄워 연출한 퐁파두르 스타일에 도전해보길.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도 화려해 보일 수 있는 방법이다.
“분사력이 워낙 강해 아까운 생각이 들 정도지만 볼륨 업 효과가 확실해요. 뿌린 부분이 굳지 않아 빗질도 잘되고 자연스럽게 볼륨을 고정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승원
LIKE A MERMAID
갓 머리를 감은 것처럼 보이는 웨트 헤어는 지난 S/S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활약이 돋보였다. 지암바티스타 발리와 르메르 쇼는 머리를 젖은 상태로 풀어 헤쳐 인어공주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스타일을 보여줬고, 유돈 초이 쇼의 모델들은 촉촉한 머리를 하나로 묶어 깨끗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났다. 머리가 늘 젖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방법이 궁금하다고? 머리 전체에 솔트 스프레이를 뿌린 다음 손가락을 벌려 빗으면 된다. 좀 더 고정해야 할 때는 글로시한 젤 왁스를 조금 바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칫 느끼해 보이는 웨트 헤어는 질감이 관건입니다. 흠뻑 젖으면 안 되고, 적당히 매트하면서 소금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을 쐰 것처럼 살짝 촉촉해야 하죠.”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선희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것처럼 자연스럽게 마무리되지만 가볍게 달려도 헤어스타일이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고정력이 좋아요. 잔머리 없이 깨끗하고 촉촉하게 마무리할 수 있어 웨트 헤어를 연출하기에 제격이죠.” 헤어 스타일리스트 김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