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발라주어도 될 정도로 순한 저자극 화장품, 특히 더마 코스메틱의 인기가 끝없이 치솟고 있다. 더마 코스메틱은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코스메틱(cosmetics)의 합성어로 병원이나 약국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을 말한다. 국내 업계 양대 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필두로 다양한 회사가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데일리 스킨케어에서 머물지 않고 보디, 헤어 케어 영역까지 확장시키고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미세먼지, 가습기 살균제와 생리대 대란으로 화학물질에 대한 의심이 높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을 터.
더마 코스메틱은 일반 화장품이 추구하는 외적인 아름다움보다는 피부 건강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지기 때문에 알코올, 파라벤, 향료, 색소, 설페이트 계열의 계면활성제 등 자극적이고 부작용을 유발하는 성분이 배제된다. 그렇다고 일반 화장품은 자극이 많으니 쓰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는 말길. 미파문피부과 문득곤 원장의 이야기가 이해를 도울 것이다. “의약품이 아닌 이상 화장품이 함유할 수 있는 성분의 농도나 기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마 코스메틱이 일반 화장품에 비해 미용 효과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더마 코스메틱은 피부를 잘 알고 다양한 임상 사례를 갖고 있는 피부과 전문의가 피부과학(dermatology) 측면으로 접근해 개발했기 때문에 문제성 피부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죠. ‘집중 솔루션’ 개념의 제품으로 보면 됩니다.”
와인피부과 김홍석 원장은 아무리 안전하고 순한 화장품이라고 해도 모든 사람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은 없으니 성분에만 지나치게 연연해 제품을 단편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조언한다. “개인적으로 불필요한 향료나 색소를 넣은 화장품을 좋아하진 않지만 피부 성질과 취향에 따라 사용시 문제가 없는데도 그 화장품은 무조건 피부에 좋지 않으니 쓰지 말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정리하면 일반 화장품보다 더마 코스메틱이 낫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으며, 더마 코스메틱은 쉽게 예민해지는 문제성 피부가 고민일 때 꽤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알아둬야 할 것은 더마 코스메틱의 흉내만 낸 사례도 적지 않다는 사실. 브랜드명에 ‘닥터’, ‘더마’가 붙어 있는 제품 중에도 스테로이드처럼 의사 처방이 필요한 성분을 넣은 가짜 더마 코스메틱도 유통되고 있으니 성분표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노력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