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세련된 블랙 아이라인을 그릴 수 있을까? 진한 아이라인을 덜컥 그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3.1 필립 림 쇼를 살펴보자. 나스의 내셔널 메이크업 아티스트 프랑셀 달리는 어두운색 아이라이너를 사용하되, 진하고 강렬한 것이 아니라 마치 연기처럼 아스라이 사라질 듯 그윽한 눈매를 완성해 모델들의 푸른 눈동자가 돋보이게 연출했다. “강렬한 자연의 눈빛을 가진 현대의 유목민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눈 안쪽 점막 부분을 갈색 아이라이너로 채운 뒤 브러시로 문질러 스머징하고, 블랙 아이라이너로 가늘게 아이라인을 덧그려 눈매를 또렷하게 강조했죠.” 블랙 아이라인을 그리는 데 자신감이 붙었다면, 한층 강렬한 눈매를 선보인 코치 1941이나 소니아 리키엘 쇼의 메이크업에 도전해볼 것! 코치 1941의 메이크업을 맡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팻 맥그래스는 눈 위쪽을 점막까지 꼼꼼하게 채워 그린 후, 아랫눈썹 라인은 눈동자 아래 부분을 남기고 눈머리와 눈꼬리에만 그려 색다른 멋을 연출했다. 눈꼬리를 자연스럽게 스머징해 눈이 길어 보이게 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소니아 리키엘 쇼의 메이크업을 담당한 다이앤 켄달은 눈 모양을 따라 아이라인을 그려 강렬하고 매혹적인 눈매를 완성하고, 속눈썹 역시 말끔하게 올려 눈이 한층 커 보이게 했다. 아이라인만으로는 조금 허전하게 느껴진다면 펄이 들어 있는 어두운색 아이섀도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마르코 드 빈센조 쇼에서는 블랙 아이라인 위에 펄이 든 블랙 혹은 다크 그레이 컬러의 섀도를 더해 영롱한 눈매를 완성했고, 네그리스 레브룸 쇼에서는 눈꼬리를 위쪽으로 길게 빼 경쾌한 느낌을 주었다.

얇은 블랙 아이라인이 아니라 두꺼운 면으로 눈두덩을 가득 채워 저항 정신을 느끼게 하는 톰 포드 쇼의 메이크업도 눈길을 끌었다. 톰 포드 쇼의 메이크업을 맡은 팻 맥그래스는 블랙 펜슬 아이라이너로 마치 그림을 그리듯 눈두덩을 가득 메우고, 위아래 속눈썹에 마스카라를 투박하게 여러 번 덧바른 뒤 블랙 펄 섀도를 두껍게 발라 강렬하면서도 깊이 있는 눈매를 연출했다. “스트리트 뷰티를 쇼 메이크업에 그대로 반영해 마치 모델들이 직접 화장을 한 것처럼 완벽해 보이지 않게 연출했어요. 우리의 패션이 완벽하기에 조화를 이루죠.” 팻 맥그래스의 말이다. 올가을, 고루하게만 느껴지던 블랙 아이라인을 때론 가늘게, 때론 두껍게 그리고, 또 가끔은 아이섀도와 환상적으로 매치해 세련되고 강렬한 눈매를 연출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