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내 친구들은 모두 당신 팬이더라. 고맙다. 한국인 구독자들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어제 이태원 거리를 걷는데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한국에 오면서 왜 팬미팅을 기획하지 않았느냐며 구독자들이 서운해했다.
클레어의 채널엔 뷰티뿐 아니라 패션, 인테리어 등 소재가 다양한 편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메이크업과 스킨케어 루틴을 소개하려고 시작했는데, 요즘은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도 종종 소개한다. 일상적인 하루 일과를 공유하기도 하고, 삶에 대한 내 세계관과 철학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동양적인 이목구비에 한국 화장품도 자주 소개하는 걸로 안다. 한국 화장품의 품질이 매우 좋아서 소개하기 시작했다. 내가 한국계 미국인이다 보니 구독자들이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이나 화장법, 독특한 스킨케어 루틴에 관한 문의가 많아 이와 관련된 콘텐츠를 기획하기도 한다.
한국 화장품은 주로 어디에서 구하나? 고맙게도 브랜드에서 에이전시를 통해 직접 보내주는 제품도 있지만, 대개는 직접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온라인으로 구매한다. 영어 자막을 제공하는 한국 뷰티 유튜버들의 채널도 종종 참고한다.
기억에 남는 K-뷰티 콘텐츠가 있다면? 한국식 ‘10단계 스킨케어’라는 영상을 업로드했을 때 구독자들의 반응이 기억난다. ‘도대체 스킨케어에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라는 건가요?’라고 댓글을 남기던 구독자들이 영상을 본 후 모두 따라 하기 시작했다. 영상을 업로드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10단계 스킨케어’로 효과를 봤다는 구독자들의 댓글이 꾸준히 올라온다.
미국에서 K-뷰티가 여전히 영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트렌드를 넘어 이제는 주류로 진입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20대들은 K-뷰티를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생각하지 않고, 그들만의 방식대로 모방하고 새롭게 응용한다. 미국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도 많고, 한국에서 끊임없이 독창적인 아이템이 탄생하기 때문에 그 인기가 쉽게 수그러들지는 않을 거다.
요즘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는? 외모의 단점을 커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몇 개 제작했는데 반응이 꽤 좋다. 모두 경험에서 비롯된 소재인데, 집에서 할 수 있는 여드름 관리, 쌍꺼풀 없는 눈을 위한 아이 메이크업, 얼굴을 입체적으로 연출하는 셰이딩 기법 같은 내용이다. 패션도 마찬가지다. 내가 키가 작은 편이라 다리가 길어 보이는 스타일링을 자주 소개하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한국 여성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유익하다. 부지런하고 건강한 루틴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하. 새벽 6시면 눈이 절로 떠지는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프리랜서이다 보니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의식적으로 일찍 일어나고 하루를 부지런하게 보내는 편이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도 스스로 마감 기한을 항상 정하고 되도록이면 계획에 맞춰 마무리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에 머무는 동안 거리에서 혹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따뜻하게 반겨줘서 참 고맙다. 아직 모든 게 낯설고 이방인이라는 기분이 들지만 두 번째 방문 때는 좀 더 편해지지 않을까? 한국에 다시 왔을 때도 환영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