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전체를 보랏빛으로 담담하게 채우며 심장을 두드리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한 장면을 재현하듯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는 보랏빛으로 가득했다. 팬톤에서 꼽은 2018년 올해의 컬러가 울트라 바이올렛이라는 점도 분명 영향력을 발휘했을 터. 프라다를 필두로 막스마라와 아르마니 프리베 등 빅 쇼에서 보라색을 활용한 다양한 메이크업을 선보이며 바이올렛 트렌드에 힘을 실었다. 보라색의 이미지는 다양한데, 이런 주관적이고 다채로운 인상이 겹겹이 쌓여 보라색의 존재감을 만들어 낸다. 파스텔 톤으로 한없이 여성스럽다가 때론 동화 속 풍경처럼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발산한다. 레드와 블루의 조합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조화와 화합의 상징으로 활용되기도 하며, 심리학에서는 불안과 고독, 반항과 광기의 색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팬톤에서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이유가 보라색이 가진 압도적인 에너지 때문이라고 하니 이보다 더 다채로운 이미지를 내포한 컬러가 있을까? 백스테이지에서 보인 활약 역시 예사롭지 않다. 몇 시즌 동안 모노톤을 고수하던 프라다는 아랫눈썹 라인과 눈동자 위쪽을 경계로 바깥쪽에만 보라색을 바르고 큐빅 파츠를 붙인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아르마니 프리베 오트 쿠튀르는 아이홀을 따라 보라색 라인을 굵게 그렸으며, 알투자라는 눈두덩엔 보라색을, 아랫눈썹 라인엔 보색인 녹색을 사용해 시선을 모았다. 보라색 크레파스를 눈가에 칠한 듯한 보라 악수나 보라색과 자주색을 눈 위아래에 사용한 피터 필로토의 메이크업도 눈에 띈다. 런웨이의 악동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에카우스 라타의 디자이너 듀오는 말간 얼굴에 헤어라인만 보라색으로 칠하는 실험 정신을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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