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센트’라는 이름이 참 기분 좋게 들려요. 향기(scent)와 감탄사 오(oh)의 합성어예요. 좋은 향기가 가득한 제품으로 즐거움을 선물한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브랜드를 론칭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원래 향수와 향초 마니아예요. 지인들에게 선물할 땐 좋아하는 향기를 담은 물건을 고르곤 하는데, 시중에서 파는 제품은 항상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선물은 받는 사람에게도 중요하지만 주는 사람의 감성을 전하는 도구잖아요. 선물하기 적당한 가격에 만족감을 주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찾기 어려웠거든요. 향의 질이 좋다 싶으면 터무니없이 비싸고, 가격이 적당하면 패키지 디자인이나 향의 질이 떨어졌어요. 적당한 가격에 향이 좋고 패키지도 깔끔하고 세련된 제품을 직접 만들고 싶었어요.
스타트업 브랜드는 오프라인 숍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한남동을 지키고 있어요. 숍 인테리어도 예쁘고요. 우리 브랜드는 공간을 향기롭게 채우는 데 가치를 두잖아요. 유지 비용이 들더라도 감각적으로 꾸민 공간에서 우리의 향을 접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평소 어디에서 영감을 받는지 궁금해요. 매년 트렌드를 많이 연구해요. 그해 유행하는 컬러부터 패션 트렌드, 뷰티 트렌드를 훑다 보면 어떤향이 인기가 있겠구나 하는 흐름을 읽을 수 있어요. 무조건 트렌드를 좇는 건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우리만의 취향이죠. 나와 남편인 장승진 대표 둘 다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향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나무나 흙, 물, 풀, 바람 등을 모티프로 삼아요. 오센트의 모든 향은 일상의 우연한 순간에서 영감을 얻어 각각 히스토리가 있어요. 휴가를 떠난 해변에서 맡은 바람 냄새, 이국적인 식당의 독특한 향취, 오래된 대저택에 낮게 깔린 나무 냄새 등. 이런 일상의 장면들이 하나하나 향으로 탄생하면서 우리의 향기가 감성을 자극하는 강한 힘을 갖기를 바라는 거죠.
개인적으로 세월호 노란 리본 에디션도 인상 깊었어요. 최근의 디즈니 에디션을 비롯해 다양한 콜라보레이션도 눈에 띄고요. 세월호 노란 리본 에디션은 반응이 좋았어요. 그날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은 모두 같으니까요. 손님으로 오셨다가 제품을 구입해 써보고 콜라보레이션을 주선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깔끔하고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를 보고, 적극적으로 브랜드에 추천해주는 경우가 많죠.
한국 시장에서 해외 니치 향수가 여전히 강세인 동시에 로컬 브랜드도 점차 입지를 굳혀가고 있어요. 니치 향수는 니치 향수대로, 로컬 브랜드는 로컬 브랜드대로 목표와 자기만의 컬러가 확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자본력이나 판로를 키우기 힘든 작은 브랜드일수록 남들과 다른 매력, 대체 불가능한 제품 등 확실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겠지만요. 요즘은 독특한 매력과 자기만의 또렷한 컬러로 브랜드를 잘 키워가는 로컬 브랜드도 많고, SNS를 이용한 홍보도 쉬워졌어요.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접근성이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 오히려 작은 브랜드를 선호하고 친근하고 따듯한 느낌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