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끌레르 뷰티풀 숍에서는
선물가게 포에지(poesie)를 운영하고 있는 에디터가
선물하기 좋은 뷰티 제품을 따스한 관점으로 소개합니다.
뷰티풀 숍에서 처음 추천하는 제품은 에디터가 가장 사랑하는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강아지 샴푸입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 싫어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제품이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은 많을 거예요.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프리미엄 펫 컬렉션은 브랜드의 여느 제품과 마찬가지로 고대의 수도사들이 지켰던 제조법과 원칙을 그대로 계승했어요. 반려동물의 민감한 피부를 생각해 계면활성제 대신 자극이 적은 자연 유래 성분을 함유했고, 까다로운 핸드메이드 마감을 거쳐 만들어지죠. 은은하고 파우더리 향은 자꾸 강아지를 폭 끌어안게 만들어요. 400년 넘게 고수되어온 제조법으로 만든 샴푸를 쓰는 강아지, 멋지지 않나요? 우리들의 작고 따끈따끈한 가족은 이렇게 근사한 샴푸를 쓸 자격이 충분하지요.
샴푸와 함께 이 책도 같이 선물해보세요. 에디터가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들에게 선물하는 댕댕이 시집이에요. 김상혁, 박준, 송승언, 심보선, 안미옥, 유계영, 임솔아 등 반려견과 함께 사는 스무 명의 시인이 쓴 40편의 시와 20편의 산문, 반려견이 같이 찍은 사진이 담겨있습니다.
개를 키우는 지인들이 “나의 수명 중 10년, 아니 20년을 강아지에게 줄 수 있다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이들을 많이 봤습니다. 저도 자주 그런 생각을 해요. 혹 주변에서 강아지를 돌보느라 온종일 유난을 떠는 이들을 본다면,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아, 저 사람은 강아지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 인생을 함께하고 싶어서 안간힘을 쓰는구나’라고요.
인간의 1년이 개의 7년이라는 건 우리 인간들에게 몹시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고 사랑스러운 개를 모른 척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강아지를 가족으로 둔 사람에게는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해요. 나의 강아지가 용감하게도 먼 여행을 떠났구나, 여행길에 꽃도 보고 다정한 친구도 발견했구나, 지금은 아프지 않겠구나, 지금쯤 우리 할머니 무릎 위에 배를 보이고 누워 나른하게 졸고 있겠구나. 부디 이런 상상에 “아직도 그렇게 힘들어? 그만 잊어” 같은 걱정 어린 말은 건네지 않길 바랍니다. 강아지가 나보다 먼 길을 떠나는 것으로 우리의 시간이 끝이라면, 나는 가보지 못한 무지개다리 너머에서 신나게 뛰노는 강아지를 상상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두 번 다시 강아지를 사랑할 수 없을 테니까요. 에디터가 좋아하는 구절로 끝을 맺을게요.
“개와 함께한다는 것은 나 아닌 한 생을 돌보는 것.
태어남부터 사라짐까지 한 존재의
반짝임이 나에게 스며드는 것”
– 남지은 –“강아지들을 키우면서
죽음과 이별을 배웠고
내 영혼의 일부는 분명 강아지들이 키웠노라.”
– 심보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