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뷰티 트렌드

색다른 분위기의 헤어 스타일
Embellish the hair

마스크와 한 몸으로 지낸 지 어느덧 2년.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보다 상대적으로 드러낼 기회가 많은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증명하듯 여느 때보다 다채로운 헤어스타일이 컬렉션 쇼 무대를 수놓았다. 먼저 로에베의 헤어 아티스트 귀도 팔라우는 눈을 가리는 독특한 일자 보브 커트에 갖가지 색으로 물들인 가발을 씌우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알투자라와 크리스찬 시리아노는 섬세하게 땋은 머리로 색다른 분위기를 완성했다.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또 어떤가? 어릴 적 마론 인형에 달았던 것 같은 커다란 리본으로 머리를 묶었는데, 자칫 평범할 수 있는 포니테일의 존재감을 드높이기에 충분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다가가고 있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어 던지기 어려운 요즘, 새로운 뷰티 개척지를 찾고 있다면 헤어스타일에 공을 들여보라.

 

2022 뷰티 트렌드 이너 뷰티

2022 뷰티 트렌드 이너 뷰티

이너 뷰티
Unseen beauty

눈에 보이지 않는 본질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이 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격리는 혼자 보내는 시간과 함께 스스로를 돌볼 기회를 제공했고, 남에게 보여줄 목적이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에 힘입어 내면을 건강하게 가꾸려는 욕구가 모이는 이너 뷰티 시장 규모가 1조원에 달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다. 또 향수와 디퓨저 같은 향 제품 매출도 증가했는데, 타인에게 과시하기 위한 향이 아니라 나만의 공간에서 홀로 즐길 수 있는 리빙 퍼퓸, 홈 프래그런스 시장이 확장된 점이 눈에 띈다. 자기만족과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 트렌드가 이너 뷰티와 향수에 이어 또 어떤 뷰티 트렌드를 이끌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2년 뷰티 트렌드 Y2K

계속되는 Y2K 트렌드
go back 2000

현재에 대한 불만은 과거에 대한 기억을 미화하고, 이는 레트로를 향한 선망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코로나19로 혼란했던 지난해 뷰티 월드에 리로딩된 Y2K 트렌드는 일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이번 시즌까지도 계속해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얇디얇은 일명 갈매기 눈썹, 아이시한 아이섀도, 온몸을 뒤덮은 굵은 글리터 등으로 무장한 세기말 스타일의 모델들이 런웨이를 장악한 것이 바로 그 증거. 블루마린 쇼에는 사이버 전사처럼 커다란 컬러 렌즈 선글라스를 쓴 모델이 머리부터 얼굴, 온몸에 이르기까지 화려한 반짝이를 뒤집어쓴 채 나타났고, 펜다체(펜디와 베르사체의 콜라보레이션) 쇼에는 곧게 편 긴 생머리 위로 헤드스카프를 동여매고 눈머리에 실버 펄로 장식한 모델들이 캣워크를 거닐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당분간 우리는 이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듯 하다.

 

2022 뷰티 트렌드 비건

환경을 생각하는 트렌드세터, #비거니즘
Veganista

환경에 대한 관심이 ‘비건 섹슈얼’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뜨겁다. 동시대의 중심인 MZ세대는 겉모습을 아무리 잘 꾸며도 환경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을 멋지다고 여기지 않는다. 그래서 소위 말하는 ‘인싸’의 범주에 들려면 비거니즘 트렌드를 간과할 수 없다. 뷰티업계 역시 이 흐름에 발맞추는 중인데,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신제품의 보도 자료에는 ‘비건’이라는 설명이 없는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또한 플라스틱 프리를 외치며 뷰티 바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 덕에 뷰티 브랜드들은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고체 비누를 다시 만들기 시작했다. 에리제론, 팁토우, 버터샤워 등 오직 뷰티 바만 판매하는 브랜드가 줄줄이 론칭했고, 지난해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전개하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에서 출시한 고체 비누 6종은 판매 한 달 만에 5개월치로 예상한 물량이 동났다. 환경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트렌드세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이 트렌드를 타고 올해는 이효리나 류준열처럼 멋진 비거니스타가 되어보면 어떨까.

 

2022 뷰티 트렌드

증강현실로 구현하는 메이크업
AR Makeup

올해는 증강현실(AR) 기술로 구현하는 메이크업을 ‘필터’가 아닌 ‘디지털 메이크업’이라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팬데믹 초기 백화점과 드러그스토어에서 자취를 감춘 테스트 제품을 대신한 AR 뷰티 기술이 실물 제품 구매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메이크업 자체가 될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 지난해 론칭한 AR 뷰티 앱 ‘티커(Ticker)’는 다수 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실제 제품의 발색과 동일한 AR 메이크업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서 끝나면 기존 AR 뷰티 플랫폼과 다를 것 없지만, 이 앱은 메이크업을 유지한 상태로 영상통화까지 할 수 있다. 이 기술로 화상 미팅이나 통화를 한다면? 그게 디지털 메이크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022년까지 재택근무와 비대면 모임이 지속될 것을 감안하면 AR 메이크업의 성장 가능성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2022 뷰티 트렌드 메타버스

또 다른 우주, 메타버스
Me, Another me

지난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메타버스가 뷰티업계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팬데믹으로 경험에 제약이 많아진 우리에게 메타버스는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는 또 다른 우주가 되었다. 경험을 중시하는 뷰티업계에서 이런 메타버스의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은 필연적인 일. 지난해 글로벌 뷰티 브랜드 나스가 국내 메타버스의 대표 격인 제페토에서 신제품 메이크업 룩을 공개하며 포토 부스 이벤트를 펼쳤고, 올해는 국내 뷰티 브랜드 헤라가 제페토 한강공원에 신제품 ‘위시 로켓’ 컬렉션의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메타버스에 진입했다. 아직 메타버스를 통해 괄목할 수익을 창출한 사례는 없지만, 디지털 세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Z세대에게 메타버스가 현실과 다름없는 또 하나의 세상이라는 점을 인지한다면 뷰티업계의 시도는 계속될 것.

 

2022년 뷰티 트렌드

미니멀한 스킨케어
Smart skinimalism

스킨케어는 이번 시즌에도 미니멀 트렌드가 이어질 전망이다. 엄밀히 말하면 그냥 미니멀이 아니라 ‘스마트한 미니멀’이다. 똑똑하게 고른 최소한의 제품으로 스킨케어를 하라는 것. 코로나19와 도시 공해 속에서 우리 피부는 한껏 예민해졌고, 정보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솔루션이 피부에 맞춘 콤팩트한 스킨케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에멀션, 로션, 크림 등 비슷한 성분에 제형만 다른 제품을 여러 번 덧바를 필요가 없다는 것도. 소비자가 내 피부에 맞는 제형과 성분을 갖춘 제품을 똑똑하게 선별할 수 있게 되면 제조사들은 새로운 기술과 성분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니 스킨케어에서는 똑똑한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이 선순환에 힘을 실을 일이다.

 

2022년 뷰티 트렌드

맥시멀 뷰티
Be Maximalist

메이크업에서는 뷰티 트렌드를 장기 집권한 내추럴리즘과 미니멀리즘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맥시멀 뷰티의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여성들의 메이크업이 급격히 화려해진 것처럼 팬데믹이 끝나가는 자리에도 자유를 억눌린 데 대한 보상 심리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모여 맥시멀리즘을 꽃피웠다. 이번 시즌 쇼에서 이러한 경향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예술 작품을 방불케 하는 지방시의 아이 메이크업이나 경쾌한 보라색으로 그린 KNWLS 모델들의 아이라인, 얼굴을 반짝이는 스톤으로 장식한 에트로의 메이크업이 대표적이다. 깨끗하고 밋밋한 뷰티 룩이 약간 지겨워졌다면 올봄엔 이처럼 과감한 뷰티 룩에 도전해보자. 과하지 않으냐고? 조금 과하면 어떤가. 마스크 속에 감춰온 우리의 아름다움을 세상 밖에 꺼내 보일 기회가 드디어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