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피부는 다른 계절보다 더욱 고통스럽다. 뜨거운 햇볕과 자외선에 자극받을 뿐 아니라, 높은 기온에 피지가 폭발하듯 늘어난다. 상황이 더욱 나쁜 것은 이런 피지가 쌓인 후 땀이나 습기 때문에 제대로 배출되지 않거나, 높은 일교차에 피부 유수분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트러블로 발현된다는 것이다. 트러블은 대부분 복합적인 문제로 발생하지만, 그중에서도 날씨를 비롯한 환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때 피부 속 노폐물을 깨끗하게 씻어낼 생각에 세정력이 강력한 음이온 계면활성제가 첨가된 제품으로 세안하는 것은 금물. 이는 세포간지질과 천연 보습 인자 등 피부 장벽을 이루는 이로운 요소까지 씻어내기 때문에 오히려 더욱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요즘 추세는 피부 지질 구조와 유사한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다.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민낯이라면 약산성 폼 클렌저로 1차 세안만 해도 충분하고, 메이크업을 한 상태라면 오일이나 밀크 등 제형이 부드러운 클렌저로 메이크업을 지운 뒤 약산성 클렌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루틴은 지성이든 건성이든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모두 해당하는 공통 사항이니 참고하길.
트러블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피부 타입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에 더욱 고통받는 지성 피부는 체온이 올라가면서 피지 분비량 또한 많아져 트러블에 더욱 취약하다. 외출했다가 돌아왔다면 어성초, 티트리 등 독소 배출과 진정 작용에 효과적인 제품으로 피부를 달래주자. 여기에 사용감이 가벼운 크림을 덧발라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피지 분비량을 정상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건성 피부는 여기에 유분을 추가해 밸런스를 맞춰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수분을 머금는 능력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에 보습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으로 보완해 외부 환경 변화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
피지 분비가 많아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킨케어 단계를 극도로 제한한다. 하지만 이는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피지가 많이 분비된다는 것은 피부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이므로 이럴 경우 유수분 밸런스를 맞추지 않으면 피지 분비량이 더욱 늘어날 수 있어요. 크림이나 보습제 등으로 보충해야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트러블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피부과 전문의 김홍석 원장의 조언을 참고할 것. 무조건 오일 제품을 피하는 것도 상책이 아니다. 밀폐력이 낮으면서 피부 친화적인 스쿠알렌과 호호바 오일은 항염 작용이 뛰어나 트러블에 효과적이다. 급하게 처치가 필요하다면 니아신아마이드 등 즉각 효과를 발휘하는 성분을 일회성으로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한 방법이다.
트러블은 호르몬이나 일상생활의 문제로 생기기도 한다. 그러므로 스킨케어의 도움을 받는 것 외에 생활 습관을 바꾸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아 불면증이 생기면 생체리듬이 깨져 트러블이 생기기 쉬우며, 당도가 높은 음식이나 유제품,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섭취해도 피지 분비가 촉진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자. 물론 트러블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생기는 만큼 단숨에 가라앉히긴 어렵다. 피부 컨디션이 떨어졌다는 신호로 보고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주의 사항 몇 가지만 조심한다면 트러블을 완벽하게 막을 순 없어도 자극 없이 잠재우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