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이의 흔적이 뚜렷이 남은 텅 빈 호텔 방.
그 자취를 곱씹으며
기록한 아티스트
소피 칼(Sophie Calle)의 시리즈는
가려진 베일 속을 보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기록’이라는
정제된 방법으로 보여준다.
체크아웃 시간에 쫓긴 걸까? 베갯 자국처럼 눌린 머리가 어딘가 아티스틱하게 느껴진다.
수화기를 제대로 놓지도 못한 채 황급히 떠난 자리.
전화를 받는 여자의 알 수 없는 표정. 머리를 뿌리부터 얇게 컬을 넣은 모습이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 브래드쇼를 닮았다.
물때로 얼룩진 욕조 속 여자는 화장도 지우지 않은 채 물에 몸을 담근다.
눈물 자국처럼 얼룩진 마스카라가 복잡한 사연을 상상하게 만든다.
블랙 아이라이너로 눈 점막과 언더 아이래시를 채우고 마스카라를 바른 뒤 브러시로 흩뜨려 번진 듯 표현했다.
이부자리를 내버려둔 채 tv를 보는 여자.
슬립 드레스와 드롭 이어링 모두 펜디
머리를 스트레이트로 편 후 봉 타입 헤어 아이론으로 중간에 머리가 눌린 것처럼 연출했다.
침대 맡에 립스틱을 덩그러니 버려둔 채 여자가 떠났다.
마지막 치장으로 바른 립스틱이 마치 붉은 선혈 같다.
드레스업 한 여자가 담배를 한 대 피운 뒤 네일 에나멜을 바르며 파티를 준비한다. 그레이 아이섀도를 눈두덩이에 넓게 바른 후,
아이라이너로 눈 점막을 꽉 채워 강렬한 스모키 메이크업을 완성했다. 네일은 밝은 그린 컬러를 발라 위트를 더했다.
네일 폴리시 구찌 뷰티 레더 드레스 보테가 베네타
준비가 끝난 후, 테이블에 버려지듯 놓인 담배와 위스키 잔, 그리고 네일 에나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