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tly & Deeply

높은 온도와 습도, 한 달가량 연이어 내리는 비. 지난해보다 길어진 장마에 영향을 받는 건 비단 우리 마음만이 아니다. 이런 환경에서 피부는 평상시 대비 20%가량 많은 피지와 땀을 분비하는데, 오후 2시쯤 거울을 들여다보면 얼굴이 부쩍 번들 거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더군다나 땀과 습기 탓에 머리카락이 얼굴에 더 잘 달라붙는데, 이는 트러블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다. 장마라는 악조건에 맞서 피부를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외출했다 돌아오는 즉시 세안을 하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잠깐의 휴식을 핑계로 세안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저녁 세안을 2중으로 꼼꼼하게 하는 것도 좋다. 다만 세안 후 지나치게 뽀드득한 느낌이 든다면 피부에 필요한 천연 보습 인자와 지질 성분까지 씻겨 나간 것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퓨어피부과 이수현 원장은 세안 후 피부가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각자 피부 타입에 맞는 클렌징 방식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하며 지성 피부에 는 산뜻한 제형의 워터 타입이나 로션 클렌저를, 건성 피부에는 오일이나 밤 형태의 클렌저를 권했다. 본연의 천연 지질막을 지키기 위해 세안제 구매 시 성분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소듐라 우릴설페이트, 흔히 ‘SLS’라고 불리는 음이온성 계면활성제 성분은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기에 피하는 것이 좋다. 지성 피부라면 장마철에 특히 모공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또한 땀과 피지 분비가 늘어나는 현상 때문인데, 제때 모공을 씻어내지 않으면 피지가 공기와 만나 산화하며 블랙 헤드로 변한다. 일주일에 1~2회 클렌징 오일을 이용해 피지가 많이 분비되는 이마와 코 주위, 이른바 나비 존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면 블랙 헤드가 쌓이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작은 스크럽 알갱이가 들어있는 클렌징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먼저 온습포나 스팀 타월을 이용해 모공을 열어 피지를 살짝 불린 후 조심스럽게 제거하자. 최근에는 피지를 흡착하거나 배출을 유도하는 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진흙 성분 중 하나로 피부에 안전하고 물과 오일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카올린을 함유한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