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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PIRIA 2018

영화의 마지막 무용 공연 장면이 유독 뇌리에 남는다. 붉은색 실을 온몸에 휘감은 무용수들 사이에서 주인공 ‘수지’는 다른 단원들과 달리 혼자 이마와 하관에 하얀 페인트를 칠하고, 눈썹과 눈머리 사이는 까맣게 칠한 채 춤을 춘다. 다정하고 강인한 성격이지만 아카데미에 들어온 후로 참혹한 제물이 되어버린 캐릭터의 변화를,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운 가면 같은 페이스 페인팅으로 구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페이스 페인팅이나 메이크업은 시각적으로 깊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 전체적인 그림과 어우러지는지 고민하는데, 이 장면의 페이스 페인팅 또한 같은 맥락에서 무척 성공적인 연출이라 느꼈다. 덕분에 강렬한 클라이맥스를 완성한 것 같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오성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