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에 앞서 올해 진행을 맡은 배우 한예리의 소개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용관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인이 하나가 됐다는 것에 기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리끌레르가 함께 내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슬로건이 ‘아시아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는 자리’입니다. 오늘 밤, 그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 습니다” 라고 인사를 남기며 아시아 스타 어워즈와 부산국제영화제가 6년 전 아시아 영화인을 널리 소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상식의 초심을 되새겼다.
시상은 총 7개 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아시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주는 ‘아시아의 얼굴상’, 재능 있는 감독을 응원하는 ‘비저너리 감독상’, 오랫동안 아시아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영화인을 위한 ‘공로상’, 여성 영화인의 독자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마리끌레르상’과 아시아의 떠오르는 샛별에게 전하는 ‘라이징 스타상’, 올 한 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아시아 스타상’, 마지막으로 ‘올해의 배우 상’까지 시상이 이어졌다.
이쯤 되니 태풍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비공식 초청 손님이 아닌가 싶다. 재작년에는 치바가, 올해는 콩레이가 영화제 기간에 맞춰 부산을 휩쓸었다. 달라진 것이 있 면 이제 부산국제영화제도 맷집이 생겼다는 거다. 개막식 전날 서둘러 야외 무대를 철수하고, 행사의 장소와 형식을 유연하고 빠르게 변경하며 태풍에 대비했다. 지난 2~3년 사이 안팎으로 어둡고 긴 터널을 통과해야 했던 부산국제영화제는 그렇게 한층 굳건해졌다. 그리고 그 회복과 치유의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응원해온 마리끌레르는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국제영화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샤넬과 함께 여섯 번째 ‘아시아 스타 어워즈’를 개최했다.
태풍 전야, 10월 5일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스타 어워즈 2018. 지난 1년간 아시아 곳곳에서 좋은 영화만을 생각하며 고군분투한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행사이니만큼 올해도 다양한 국적과 영역의 영화인들이 자리를 빛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의 윤재호 감독과 배우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가 한 테이블에 둘러앉았고, 영화 <허스토리>의 배우 김해숙과 김희애 그리고 김의성, 문소리, 김남길, 주지훈, 한지민, 전혜빈, 김규리, 김다미 등 개성과 가능성을 지닌 배우들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블랙 카펫’ 위를 밟았다.
이 밖에 지난해에 이어 참석한 정지영 감독,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홍지영 감독, 민규동 감독, 칸 국제영화제의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Christian Jeune), 홍콩국제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인 로저 가르시아(Roger Garcia),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엘레나 폴라키(Elena Pollacchi) 등이 함께해 시상식에 힘을 더했다.
시상에 앞서 올해 진행을 맡은 배우 한예리의 소개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용관 이사장이 무대에 올랐다. “아시아 영화인이 하나가 됐다는 것에 기쁩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마리끌레르가 함께 내건 아시아 스타 어워즈의 슬로건이 ‘아시아 영화인들이 하나가 되는 자리’입니다. 오늘 밤, 그런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라고 인사를 남기며 아시아 스타 어워즈와 부산국제영화제가 6년 전 아시아 영화인을 널리 소개하고, 격려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시상식의 초심을 되새겼다.
시상은 총 7개 부문에 걸쳐 진행됐다. 아시아 영화계를 대표하는 젊은 배우들에게 주는 ‘아시아의 얼굴상’, 재능 있는 감독을 응원하는 ‘비저너리 감독상’, 오랫동안 아시아 영화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영화인을 위한 ‘공로상’, 여성 영화인의 독자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마리끌레르상’과 아시아의 떠오르는 샛별에게 전하는 ‘라이징 스타상’, 올 한 해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준 배우에게 주는 ‘아시아 스타상’, 마지막으로 ‘올해의 배우상’까지 시상이 이어졌다.
시작은 ‘마리끌레르상’. <마리끌레르>를 발행하는 MCK 퍼블리싱의 손기연 대표가 영화 <미쓰백>의 개봉을 앞둔 배우 한지민에게 트로피를 전했다. 이어 시상한 ‘아시아의 얼굴상’에는 대만과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배우 4명, 류이호(Jasper Liu)와 진의함(Ivy Chen), 카라타 에리카 (Karata Erika)와 히가시데 마사히로(Higashide Masahiro)가 수상했다. 이어 ‘비저너리 감독상’은 영화 <세 얼간이>를 연출했고, 올해 영화 <산주>로 부산을 찾은 라즈쿠마르 히라니 감독이 받았다. ‘라이징 스타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배우 김의성은 시상에 앞서 “‘라이징 스타상’은 제가 가장 받고 싶은 상이었는데, 이제 저는 떠오르는 게 아니라 빨리 떨어지지 않으면 다행인 사람이 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웃음) 급히 떴다고 할 때 남들은 걱정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말고 더 높이 떠올라서 더 재미있는 구경 많이 하길 바랍니다” 라는 응원의 말을 남기며 영화 <마녀>의 배우 김다미를 호명했다. 이어 배우 양궤이메는 공동 수상자로 영화 <안시성>의 배우 남주혁을 무대 위로 올렸다. 영화 <신과 함께> <공작> <암수살인> 등 작년과 올해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며 많은 작품을 선보인 배우 주지훈과 필리핀의 국민 배우 피올로 파스쿠알이 함께 ‘아시아 스타상’을 수상했다.
공로상에는 배우 문소리가 아시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필리핀 영화 100주년을 축하하며 필리핀을 대표하는 배우 리자 디뇨(Liza Dino)와 감독 브릴얀테 멘도자(Brillante Mendoza)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다. 리자 디뇨는 “필리핀 영화 역사를 정확히 알고, 그 아름다움을 발견해준 영화인들 모두 고맙습니다. 이 상을 계기로 미래의 100년을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의 자리는 필리핀 영화인들이 없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소감을 남기며 이날 함께 참석한 필리핀 영화인들 모두를 무대 위로 불러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마지막 시상으로 칸 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크리스티앙 전이 영화 <허스토리>의 두 주역 김해숙, 김희애에게 ‘올해의 배우상’을 전달했다.
수상의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홍콩 출신인 관금붕 감독의 영화 <초연>의 주연 배우인 정수문(Sammy Cheng), 량융치(Gigi Leung), 자오야즈(Angie Chin)가 무대에 올라 여성 배우의 삶과 희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들은 “영화 <초연>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이제 아시아 영화 속에서 여성 캐릭터가 약자로만 소비되지 않음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게 될 것임을 기대한다(량융치)”며 “그동안 영화 속에서 다양한 여성상을 보여주고, 나아가 여성들이 영화를 통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일해왔다(정수문)”고 덧붙였다.
시상이 끝나자 조명이 밝아졌고 장내 분위기는 한결 부드러워졌다. 영화인들은 테이블을 오가며 안부를 묻고, 천진하게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원하는 시상식이란 시상식이 다 끝난 이후 펼쳐지는 이런 풍경이 아닐까 싶다.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는 레드 카펫 워킹도, 오직 트로피만을 위한 자리도 아닌 그저 좋은 영화 한 편을 만들기 위해 수고한 영화인들을 초대해 따뜻한 저녁식사를 나누는 것. 그것만으로도 시상식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 “서로 다른 나라, 그리고 서로 다른 영화의 영역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부디 오늘 밤은 마음 편히, 그리고 좋은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배우 한예리가 남긴 마지막 인사처럼. 오늘 하루만은 느긋하게 즐겨도 좋다고 격려하는 것. 아시아 스타 어워즈가 계속 하고 싶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