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시아가 송민호

발렌시아가 송민호
네온 그린 WFP 컬렉션 후디, 빅 포켓이 달린 오버사이즈 트렌치코트, 레이버 팬츠, 트루퍼 러버 부츠, 후프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발렌시아가 송민호
WFP 컬렉션 블랙 캡, 건축적인 칼라가 달린 패딩 파카, 블랙 터틀넥 톱,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발렌시아가 송민호
발렌시아가 하우스의 시그니처 트랙 수트 재킷과 팬츠, 안에 입은 WFP 컬렉션 후디, 그린 크록스 부츠, 이어링과 링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새 음반 발매 전, 전시 <LISTEN TO PIECES>를 열어 디지털 아트로 음악을 가늠해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전시는 음반에 대한 일종의 티저지만, 한편으론 음악을 더 다양한 감각으로 즐기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기획이에요. 음악을 즐기는 첫 번째 수단은 청각이지만, 제가 느끼고 표현하고자 한 것들을 시각적으로도 충족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저는 음악도 만들고 그림도 그리니까 이 두 가지를 섞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이전에도 음악과 미술을 결부한 작업을 해본 적이 있나요? 없었어요.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하려면 제대로 준비해서 잘 구현하고 싶은 욕심이 컸거든요. 한참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야 기회가 닿아 시도하게 됐어요.

해보니까 어땠어요? 기존 작업과 다른 즐거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곡마다 사운드로 다 드러내지 못한, 혹은 드러내고자 의도한 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이 표현 면에서 더 큰 자유를 얻은 듯한 느낌이라 좋더라고요. 그래서 전시를 본 사람들의 피드백이 더 궁금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괜찮은 편이에요. 특히 음반 커버로 나온 아트워크 2개는 새로운 세계, 뭔가 다른 지점을 나타내고자 한 건데 그걸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뿌듯했어요.

작가로서 관객이 의도를 알아채주길 바라는 편인가 봐요. 저는 그런 편이에요. 재미있잖아요. 저는 음악을 할 때는 대중 앞에 서기 때문에 그들의 취향을 살펴야 해요. 그 때문에 간혹 표현 방식에 제한이 따를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림 작업을 할 때는 보다 자유롭게 표현하고, 그렇게 만든 색다른 표현법을 알아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음악에서도, 미술에서도 은유적 표현을 즐기나요? 요즘에는 반반이에요. 직관적인 게 좋을 때도 있고, 어떨 땐 ‘이게 뭐지?’ 싶게끔 은유적으로 접근할 때도 있고요.

이번 음반은 어느 쪽인가요? 직관적인 편이죠. 특히 타이틀곡 ‘탕!♡’은 메시지가 명확히 드러나도록 만들었어요. 좋아하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애정 표현을 쏟아붓는, 그런데 어떻게 해야 마음을 살지 모르는 사랑에 서툰 남자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목이 ‘내가 다 쏠게’라는 의미의 의성어 ‘탕!♡’이에요.

타이틀곡을 비롯해 이번 음반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아요. 맞는 말이에요. 수록곡 중 일부는 색다른 시도를 한 것도 있지만, 지난 음반보다 조금 더 대중성에 포커스를 뒀어요.

 

 

발렌시아가 송민호
세이프티 핀을 위트 있게 활용한 블랙 빈티지 수트, 안에 입은 WFP 컬렉션 티셔츠, 트루퍼 러버 부츠, 후프 이어링과 스크루 이어링, 아레나 가죽에 스터드를 장식해 발렌시아가 클래식 백을 재구성한 블랙 르카골 백 모두 발렌시아가 (Balenciaga).
PLATUBO 테이블은 1S1T 이즈잇 바이 강영민 작품.

발렌시아가 송민호

발렌시아가 송민호

발렌시아가 송민호
체크 블레이저와 안에 입은 WFP 컬렉션 후디, 메탈 이어링, 스터드와 지퍼 장식 레이버 팬츠, 러너 스니커즈, 아레나 가죽에 스터드를 장식해 발렌시아가 클래식 백을 재구성한 그린 르카골 백 모두 발렌시아가 (Balenciaga).

 

<XX> <TAKE>에 이어 이번에도 정규 앨범의 형태를 택했습니다. 솔로 앨범을 모두 정규 앨범으로 선보인 이유가 있나요? 매번 고민은 해요. 그런데 작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규 앨범을 택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저의 스타일을 담은 음악을 가득 채워서 내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아쉬운 마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규 앨범은 전곡이 다 빛을 발하기 어려우니까요. 당연히 아쉽죠. 너무 소중한 곡들이잖아요. 그래도 저는 정규 앨범이 좋더라고요. 정성스럽게 포장한 선물 같은 느낌이잖아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아쉽게 사그라지지 않았으면 하는 곡을 소개한다면요? ‘궁금해’라는 곡 인트로에서 ‘어?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 만한 새로운 시도를 했어요. 그런데 듣다 보면 되게 편하고 익숙한 멜로디가 나와요. 재미있게 들을 만한 곡이에요. 그리고 마지막 트랙인 ‘이별길’에서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뮤지션 선우정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진짜 좋아요.

10곡을 담은 정규 음반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사실 조금 놀랐습니다. <쇼미더머니 10>과 <싱어게인 2>를 비롯한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미술 작업과 병행한 결과물이라 들었어요. 죽는 줄 알았습니다.(웃음) 몸만 바쁜 거면 상관없는데, 창작해야 하고 감정을 쏟아야 하는 작업이 겹치니까 힘들더라고요. 지난 몇 달간은 ‘나 진짜 열심히 살고 있어’ 하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온 지금은 개운한 상태인가요? 개운하죠. 녹초가 됐어요. 하하. 그만큼 보람이 크고요.

이번 음반에서 ‘디지털 건맨’이라는 일종의 음악적 부캐를 만들었어요. 저를 투영한 캐릭터인데 그 친구가 외딴 행성을 여행하는 스토리를 떠올리면서 음반을 구성했어요. 그 여행에서 사랑, 행복, 기쁨 그리고 거칠고 험난한 감정의 구간을 오가면서 겪는 경험을 상상하면서 10곡의 흐름을 짰어요.

그래서 음반명이 <“TO INFINITY.”>인 건가요? 영화 <토이 스토리>에 나오는 버즈의 명대사 ‘To Infinity, and Beyond!’에서 따온 제목이에요. 무한한 공간 너머로 여행하면서 겪는 여러 감정과 경험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음반이에요.

큰따옴표와 마침표는 어떤 의미예요? 큰따옴표는 이전부터 넣고 싶었던 문장부호예요. 음반명이 어떤 말처럼 들리길 바랐거든요. 그리고 마침표는 의미 없어요. 그냥 예뻐서 넣었어요.(웃음)

 

 

발렌시아가 송민호
레더 맥시 바이커 코트, WFP 컬렉션 올오버 로고 니트 톱, 팬츠, 스크루 이어링, 트루퍼 러버 부츠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오링 체어는 방효빈 작가 작품.
발렌시아가 송민호
체크 스냅 셔츠, 안에 입은 WFP 컬렉션 티셔츠, 팬츠, WFP 컬렉션 블랙 캡, 사커 후디 스카프, 러너 스니커즈,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바람기억 의자는 머디캡(Muddycap) 작가 작품.
발렌시아가 송민호
BB 라이선스 로고 후디와 레이버 팬츠, 이어링, 스카프, 크록스 부츠, 미디엄 사이즈와 엑스 스몰 사이즈의 르카골 백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PLATUBO 체어는 1S1T 이즈잇 바이 강영민 작품
발렌시아가 송민호
WFP 컬렉션 블랙 캡, 건축적인 칼라의 패딩 파카, 블랙 터틀넥 톱, 이어링 모두 발렌시아가(Balenciaga).

 

첫 솔로 음반부터 꾸준히 한계를 두지 않는 방식을 추구해왔습니다. 이번 음반에서도 그런 점이 보이고요. 계속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기존과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게 저의 숙명이라 생각해요.

숙명이라는 단어가 인상 깊네요. 어느 순간부터 창작할 때 느끼는 즐거움과 행복에는 그만한 고통이 따르더라고요. 너무 고통스러워 창작에 대해 헷갈리는 순간이 있을 정도로요. 그 시간을 지난 지금은 나는 원래 그런 애고, 그런 걸 해야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고, 너무 힘들지만 이겨내서 사람들에게 보여줬을 때 행복감이 몇 배가 되는 걸 알고 있으니 받아들이자는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이건 숙명이다’로 정리하게 된 거죠.

이번 음반을 만들 때는 그런 고통의 순간이 자주 찾아왔나요? 있기야 했죠. 그래도 비교적 즐겁고 수월하게 작업했어요.

음반명처럼 음악 세계를 무한대로, 계속해서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다양한 경험과 제한 없는 시도, 그리고 연구요. 뻔하지만 중요한 것 같아요.

다양한 경험과 연구는 차치하더라도, 제한 없는 시도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에요. 틀에서 벗어나는 건 노력만으로 가능한 게 아니니까요. 항상 그게 어려웠어요. 어쨌든 내가 만든 곡은 세상에 알려질 거고, 그러면 기본적인 틀과 구성은 갖고 가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어떤 멜로디를 만들면 ‘이거 너무 어렵나?’ 이런 생각에서 벌써 제한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죠. 그런데 어떤 순간부터 그렇게 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게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구분을 지었어요. 세상 밖에 내놓을 것과 나만 들어도 상관없는 것으로요. 그렇게 하니까 틀을 벗어난 시도가 가능해지더라고요. 또 어떨 때는 그 구분이 모호해져서 자연스럽게 섞이기도 하고요.

대중과 소통하는 아티스트로서 명확한 기조가 생긴 것 같네요. 네, 언제부턴가 그런 태도가 생긴 것 같아요.

명확한 기조를 가지고 만든 이번 음반에 대한 만족도를 묻고 싶은데요. 어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90은 될 것 같은데요.

10은 왜 빠진 건가요? ‘조금 더 몰두할 수 있었다면’ 하는 생각 때문에요. 물론 최선을 다했지만, 더 할 수 있었다면 퀄리티가 높아졌을까 싶은 아쉬움이죠. 그렇지만 만족하느냐고 묻는다면, 만족합니다.

그럼 자신감은요? 전 항상 넘치죠. 101!

1은 왜 더해진 건가요? 그 1이 넘치는 자신감이죠.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