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 번

2005
뮤지션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알린 뒤 의류 브랜드 ‘CHAN’을 론칭했다. 스타일리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리고 뮤지션까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서며 핑계 대지 않고 도전하는 사람. 최근엔 자신의 노래가 다른 이의 삶을 변화시키길 바라며 음악에 전념하고 있다.

“오랜 고민 끝에 내가 왜 예술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난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나를 세 단어로 교회, 아이들, 그래놀라. 매일 새벽 5시에 새벽 기도를 가고 작업실도 교회 근처에 구할 정도로 신앙이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아이들을 무척 좋아해 아이들을 보며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우고 있다. 마지막으로 매일 아침 바나나, 우유와 함께 그래놀라를 먹는다.(웃음)

하고 싶은 건 무엇이든 초등학생 때 옷을 만들고 싶어 스케치를 시작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무작정 동대문시장에 가서 상인들에게 여쭤봤다. 원단은 어떻게 구하고 패치는 어떻게 붙이느냐고.(웃음) 그렇게 옷을 만들어 당시 유명한 패션 스타일리스트들에게 모두 보냈고, 고맙게도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살 필요는 없지만 직접 전해주고 싶다고 우겨 만나서는 두 시간 동안 붙잡아두고 옷은 어떻게 만들고 스타일링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물었다. 이후 지올 팍 형의 음악을 듣고 직접 연락해 그의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 가서 보이는 것을 하나하나 기록하며 배웠고, 영상이나 아트 디렉팅에도 관심을 가졌다. 그러다 영상 콘티를 짜던 중 ‘남에게 주기 아까운데, 그럼 내가 음악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길로 음악을 시작했다.(웃음)

깡, 호기심, 감정 해석 능력 어릴 때부터 궁금한 게 많았고 핑계 대는 것을 싫어해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다. 해석하기 어려운 생각이나 감정이 내 안에 늘 많았기에 이를 풀어내려고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노력했다.옷이나 영상, 음악을 만드는 것도 내 속의 무언가를 풀어내기 위한 방법이다.

아이들 오늘 아침에도 버스 정류장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그들의 대화를 유심히 들었다. 아이들이 품은 모든 이야기가 내게는 커다란 영감을 준다. 가사를 쓸 때도 아이의 시선과 입장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한다.

새 마음으로 길을 걷다가 마주친 한 아이가 내 음악을 자주 듣는다고 말했는데, 그 순간 멍해졌다. 난 죄책감을 배설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만들어왔기에 내 노래를 듣고 아이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지 두려웠다. 그 후로 몇 달간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고, 오랜 고민 끝에 내가 왜 예술을 해야 하는지 깨달았다. 난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내 치부를 드러내며 어떻게 삶의 문제를 해결했는지 말하고 싶고, 이로 인해 타인의 삶에 작은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 그래서 가사 한 줄을 쓰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일상에서 매 순간 진실로 노력하고 실천해야 그 문장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으니까.

나를 잃지 않기 욕망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지 매 순간 두렵다. 그래서 내 육신과 껍데기를 경계하며 나아가고 싶다. 하지만 과거에 휩싸여 절망하기보다는 죄의식을 동력 삼아 성장하고 싶다.

화두와 목표 요즘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앨범 작업. 그리고 학교를 설립하고 싶어 교회 목사님과 함께 준비 중이다. 우리는 자라온 환경에 커다란 영향을 받지 않나. 내 지난 시절을 반추했을 때 느껴지는 문제점을 다른 아이들은 느끼지 않도록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