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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나라의 앨리스 같은 두 남자_ 송준환, 김주현 (우주공간)

“덕후는 아니에요. 덕후라고 하기엔 내공 있는 분들이 워낙 많아서….” 장난감 이야기를 할 때마다 눈이 초롱초롱 빛나고 말이 빨라지는 송준환이 손사래를 쳤다. 송준환, 김주현은 작년 5월부터 삼청동에서 열린 장난감 마켓 ‘리틀빅마켓’에 주기적으로 참여하는 셀러이자, 성북동에서 ‘우주공간’이라는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는 귀여운 남자들이다. 리틀빅마켓은 장난감 덕후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기획자가 워낙 매의 눈으로 셀러를 선별하는 덕에 경쟁률은 수십 대 일. 우주공간 팀은 좀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얼마 전부터 피규어와 디퓨저, 방향제를 접목한 핸드메이드 제품도 가져가고 있다.

“원래는 디자이너였어요. 언젠가 장난감으로 둘러싸인 작업실을 내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플리마켓에 한번 나가보니 장난감을 판매하는 것도 매력적이더라고요. 장난감 가게를 연 다음에도 플리마켓에 나가는 건 플리마켓만의 활기찬 분위기 때문이에요. 가게에는 아무래도 물건들이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데 마켓 나갈 땐 다시 DP를 하니까 매장에서는 잘 안 보이던 것들을 눈에 띄게 할 수 있는 점도 좋고요.”(송준환)

송준환은 10년 정도 장난감을 모았다. 그렇게 수집한 장난감이 관리를 할 수 없을 만큼 많아져서 ‘아트토이컬처’에 가지고 나가 팔았던 것이 첫 플리마켓의 경험. ‘리틀빅마켓’ 기획자를 알게 된 것도 그곳이다.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좋아하는 것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는 잔치이기에 언제나 설레며 기다리는 행사다. 애정이 깃든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마켓이니만큼 매너도 중요하다.

“관리하기엔 너무 많아서 아끼던 애장품을 떠나보내는 마음으로 나오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가끔 리셀러라고 하는, 자기가 좋아한다기보다 구하기 힘든 제품을 판매 목적으로 프리미엄 많이 붙여서 가지고 나오는 사람이 있어요. 우리가 보기에는 티가 많이 나고 소문도 안 좋게 나죠.”(김주현)

덕후들이 당당해지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 리틀빅마켓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구분 없이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한 보기 드문 마켓이다. 나이 먹고 그런 걸 좋아하느냐는 핀잔에 숨기고 살았던 ‘덕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멀리서 1박 2일로 오거나 직장에 반차를 내고 오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보일 뿐 아니라 판매자들도 자리를 깔기가 무섭게 서로의 물건을 스캔 후 미리선점해놓기도 한다.

“꼭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한 달에 한 번씩 얼굴 보고 요즘엔 어떤 걸 주로 모으는지, 뭐가 언제 발매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눌수 있는 게 매력이에요. 플리마켓에 나가고 싶다면 이런 마음 가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만든 제품, 좋아하는 제품을 같이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 안 팔리더라도 내 걸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여기는 것도 좋고요. 확실히 홍보도 많이 되거든요. 어떤 물건을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반응도 바로 알 수 있어요. 하지만 가장 큰 낙은 역시 활기찬 에너지죠. 이 분위기에 한번 중독되면 아무리 바빠도 플리마켓 일정은 꼭 챙기게 돼요.”(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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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빅마켓

일시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11:00~18:00
장소 종로구 일대(매번 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