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미가 은근하게 어우러진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근사하다. 완연한 봄날이었던 지난 5월 28일 서울미술관 내 석파정과 너럭바위 아래에서 치러진 윤찬-김보경 커플의 결혼식은 전통과 모던이 만난 오묘한 아름다움이 자연과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이처럼 신랑 신부가 꿈꾸던 결혼식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기까지는 웨딩 & 라이프스타일 컴퍼니 아뜰리에 태인의 양태인 대표의 도움이 컸다. “SNS로 알게 됐는데 마침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어요. 장소만 정한 상태에서 식을 한 달여 앞두고 대표님께 급히 도움을 청했죠.”
틀에 박힌 결혼식에서 벗어나 가족 및 친지와 친구들이 오랫동안 함께할 수 있는 결혼식을 바랐던 그들은 ‘화합과 축제’라는 키워드에 집중했다. “보이는 모습에 치우치기보다는 예식의 본질적인 의미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큰 그림은 물론 작은 디테일들도 세심하게 공들였고요.” 신부대기실을 만들지 않고 신부가 가족과 함께 초대된 하객들을 입구에서 직접 맞은 것, 또 1부 예식과 2부 애프터파티의 하객을 분리하지 않은 것 모두 이런 연유에서다.
VENUE
부암동에 위치한 서울미술관 내 한옥 석파정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곳으로 인왕산의 수려한 경관과 어우러져 호젓한 운치를 자랑한다. 오후 5시 리셉션을 시작으로 6시에 시작한 예식은 목사님의 주례로 진행됐다. 결혼식의 하이라이트였던 2부 애프터파티는 인왕산 자락의 웅장한 너럭바위를 등지고 8시부터 이어졌다. 나무 사이로 길게 놓인 테이블과 하늘에 겹겹이 드리운 조명들이 푸르른 봄밤과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DRESS & SUIT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결정하는 데는 신랑의 의견이 적극 반영됐다. “신부의 어깨선이 참 예쁜데 이를 살려줄 드레스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양태인 대표가 제안한 것이 맞춤 제작. 영화 <아가씨>의 의상을 제작한 트리드하우스에서 빈티지 디올 드레스를 참고해 어깨선을 강조한 홀터넥 디자인의 드레스를 만들었고, 애프터파티에서는 엠파이어 라인의 빈티지 드레스를 입었다. 신랑의 블랙 턱시도와 네이비 수트는 새빌로 수트에서 맞춘 것.
FLOWER
“신부가 꽃보다 나뭇가지와 식물들로 스타일링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린 컬러를 중심으로 망개나무 열매와 다육식물 등을 한국적인 느낌의 격자 조명, 백자와 같이 연출했죠.” 꾸민다기보다 자연과 어우러진 공간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려 모든 것이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장미와 클레마티스, 스노드롭 등의 꽃을 섞어 만든 넝쿨 느낌의 부케 또한 도로스 아넥스의 대표 정성모의 솜씨다.
MUSIC
1부 예식엔 신랑의 친척인 강성훈이 여러 친인척들과 함께 축가를 불렀고, 2부 애프터파티엔 가야금 연주가 주보라와 밴드 필름스타의 멤버 이승훈의 축가 공연이 이어졌다. 또 밤늦도록 계속된 파티를 위해 360 Sounds DJ 썸데프가 음악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