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28일, 올림픽공원
서울 재즈 페스티벌
리앤 라 하바스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리앤 라 하바스의 노래는 한밤에 마시는 블루 레몬에이드 같다. 톡 쏘고 시원하지만 자세히 보면 하루 동안 쌓인 감정 같은 물컹한 알맹이가 들어 있다. 지난해 6월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리앤 라 하바스를 처음 봤다. 이날 콜드플레이 콘서트의 오프닝 게스트로 나온 그는 통기타도 아닌 홀로보디(hollow body) 전기기타를 든 채 무대에 섰는데 어수선한 객석을 집중시킬 만큼 매력적인 공연을 선사했다. 서울에서도 그는 새로운 팬을 만들어낼 것이다.
니바디 올해 별난 음악 하나쯤 발견하길 원한다면 미국 밴드 니바디의 무대 앞으로 향할 것. 팝, 록, 전 자음악, 힙합, 재즈의 팔레트를 흡수해 자신들 만의 무지개로 펼쳐내는 이들은 전 세계 실험 음악의 격전장인 뉴욕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멤버들 중 미국 음악계에서 혀를 내두르는 만능 음악가인 드러머 네이트 우드의 연주를 마주하는 것도 드문 경험이 될 것이다.
5월 20~21일, 난지 한강공원
그린 플러그드
더베인 뭔가 지코처럼 생긴 보컬 겸 기타리스트 채보훈의 절창이 묵직한 록 사운드 사이를 윤도현의 창법처럼 시원하게 꿰 뚫는, 괴수 같은 팀. 뜨거운 햇살 아래 얼음 사이다를 목젖에 투하하는 듯한 강렬함을 갈구한다면 더베인에 베팅하라. 지난해 KT&G 밴드 디스커버리와 신한카드 그레이트 루키 대상을 거머쥐었다.
실리카겔 지난해 제10회 ‘EBS 올해의 헬로루키’에서 약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대상을 수상한 팀. 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건반에 영상 제작 전담 VJ 2명까지 포함된 독특한 구성을 자랑한다. 별빛이 내리듯 롱한 신시사이저 소리가 전면에 부각되면서, 초기 핑크 플로이드처럼 독특한 화성 진행에 드럼과 기타 솔로까지 가세하는 실리카겔의 악곡은 마치 꿈의 희비극 같다.
5월 13일~14일, 올림픽공원
뷰티풀 민트 라이프
로바이페퍼스 멜로디 없는 10분짜리 기타-베이스기타-드럼 연주 곡을 지루할 틈 없게, <쇼미더머니>만큼 자극적으로 표현해낼 줄 아는 괴물 밴드. 힙합과 전자음악의 향을 받은 비트의 지평선 위를 질주 하는 것은 몽환적이고 우주적인 기타 사운드다. 팀명은 후추만 쳐서 먹어도 될 만큼 대단히 원초적인 매력을 지닌 날고기 스테이크를 뜻한다. 두툼하다.
빌리어코스티 5월인데도 한겨울 스웨터의 감촉이 그리운 이상한 감정 상태라면 빌리에게 위로를 받아야 한다. 2014년 발표한 데뷔 앨범부터 그는 김동률, 토이 같은 고급스러운 가요, 존 메이어 같은 미국 성인 취향 록의 중간쯤 되는 지점을 인상적인 선율과 노랫말로 파고 들었다. 빌리의 노래를 채우는 음표의 곡선들은 북유럽산 의자나 미끄럼틀 같다. 집중하지 않으면 지나쳐버릴 수도 있는 유려함. 그 날카로운 둥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