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ding 3 이명수ㆍ안미연
해 질 녘 남산 아래 결혼식
누구나 한 번쯤 꿈꿔보는 야외 결혼식. 날씨 좋은 날 올리는 야외 결혼식에 한 번이라도 참석한 경험이 있다면 그 욕망은 현실이 되기 쉽다. 이명수와 안미연 역시 우연히 야외에서 진행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야외 결혼식의 꿈을 키우게 됐다. 결혼 준비를 하며 장소를 둘러보던 중 남산에 위치한 남산예술원 웨딩 홀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일단 남산 아래 라는 위치가 매력적이었고 산속의 여러 나무들과 어우러진 웨딩 베뉴가 조용하고 여유로워 보였다. 일반적인 실내 웨딩홀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북적이고 답답한 느낌이 탁 트인 야외에서는 한결 덜한 것도 또 다른 이유였다.
신랑과 신부가 각각 사진가와 헤어 아티스트이기에 둘은 일반적 인 ‘스드메 패키지’를 과감히 포기하고 지인 찬스를 썼다. 실력이 뛰어난 동료들에게 부탁한 것. 일반적인 웨딩 세트장 사진이나 흔한 신랑 신부 헤어 메이크업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잘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헤어와 메이크업을 한 채 웨딩 스냅사진은 간소하게 진행했다.
신랑의 턱시도는 드레스 숍에서 소개해준 렌털 숍에서 빌렸다. 평소 턱시도는커녕 정장조차 잘 입지 않기에 할 수 있었던 경제적인 선택. 신부는 지인이 선물로 준 빈티지 드레스를 입으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드레스 숍에서 세 번의 피팅 끝에 어울리는 드레스를 골랐다.
야외에서 올린 결혼식은 기대만큼 아름다웠다. 생각과 조금 달랐던 점이 있다면 어떻게 찍어도 예쁘게 나오리라 기대했던 결혼 당일 스냅사진이 다소 실망스럽게 나왔다는 것. 그도 그럴 것이 야외 결혼식은 실내처럼 조도가 맞춰 진 조명이 따로 없기 때문에 사진이 잘 나오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당일 웨딩 스냅사진을 잘 남기고 싶다면 메이크업을 실내에서 할 때보다 강하게 하거나 다른 촬영 장비를 챙길 것.
이명수와 안미연은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야외 결혼식의 생명은 그 무엇보다 날씨라고 입을 모은다. 그 때문에 대개 날씨가 좋은 봄가을에는 야외 결혼식장에 남아 있는 날짜가 별로 없을 정도. 특히 이들이 결혼한 남산예술원 웨딩홀은 원하는 날짜를 받으려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다려야 하는 인기가 많은 곳이다. 운 좋게 좋은 날을 잡았다면 시간도 신경 써야 한다. 가급적이면 해가 쨍쨍한 정오나 낮 시간보다는 해가 질 무렵 늦은 오후 시간을 추천한다. 햇살을 비롯한 주변 환경이 더 아름답고 낭만적으로 변하기 때문. 오후 6시에 식을 시작한 두 사람의 결혼식이 더욱 빛날 수 있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