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유는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그저 펜으로 쓱쓱 그린 듯한 그림체로 무채색의 일상에 자신만의 색을 입히는 그녀는 담백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그림으로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으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호기심 많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조이 유는 즐길 만하다면 어떤 작업이든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팝업 전시와 라이브 페인팅도 그 일환이다.
한국에서 전시를 열게 된 것을 축하해요. 젊고 쿨한 아티스트인 당신에게 서울이란 도시는 어떤 느낌을 주나요? 일상이 바삐 돌아가고 역동적인 도시 런던 출신인 제게도 서울은 신나고 변화무쌍하며 혁신적인 도시예요. 아티스트의 관점에서는 시각적으로 만족스럽기도 하고요. 밝은 불빛과 간판, 흥미로운 건축 그리고 많은 사람들 말이에요. 전 도로변에 앉아 가만히 관찰하는 걸 좋아해요.
당신은 일상의 한때를 그림으로 남기죠. 평소와 다름없이 흘러가는 하루에서 그림이 되는 건 대체로 어떤 순간인가요? 딱히 그림이 될 만한 것이 없어 보이는 일상적인 순간에 뭔가를 포착하는 걸 좋아해요. 후에 그림만 봐도 그때의 분위기와 에너지를 느낄 수 있게 그리죠. 그림 도구를 항상 들고 다니기 때문에 특정 장면이나 흥미로운 각도를 보면 바로 그림에 담을 수 있어요. 특히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는 춤추는 사람들이죠. 클럽에서도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데 그럴 만한 공간이 별로 없을 것 같긴 해요.
자신의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만들기도 하고 잡지 표지를 그리기도 하죠. 모든 작업이 소중하겠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협업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보통 최근 작업을 좋아해요. 가장 신선하고 가깝게 느껴지거든요. 얼마 전에는 뮤지션이자 친구인 루크를 위해 음악 관련 작업을 했어요. 루크는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제한 없이 하도록 놔두기 때문에 같이 작업하기에 좋아요. 전 창의적인 사람들, 특히 음악 분야 사람들과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최근에는 나이키에서 7명의 여성 작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되어 나이키의 새로운 팬츠 스튜디오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만들었죠. 그 작업에 참여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스러웠어요.
그림을 보면 아름다운 컬러 매치가 돋보여요. 스타일리시한 당신의 패션에서도 마찬가지고요. 고마워요. 컬러는 그때그때 끌리는 대로 쓰는 편인데 그럴 때 빚어지는 실수에서 또 배워요. 색다르고 새로운 맛을 창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재료를 섞는다는 점에서 컬러 조합은 요리랑 비슷해요. 파란색을 아주 도드라지게 하고 싶으면 차분한 베이지색 옆에 두면 되죠. 언젠가는 훌륭한 컬러 셰프가 되고 싶어요.
당신의 기분이 가장 좋아지는 컬러 조합은 무언가요? 지금은 따뜻한 색에 끌려요. 런던의 겨울은 잿빛이지만 제 방은 밝게 만들 수 있죠. 겨자색, 귤색, 부드러운 분홍색으로 방을 채우고 싶어요.
얼마 전에 세계적인 아티스트 아이웨이웨이의 다큐멘터리 커버 작업을 진행했죠? 무척 재미있었어요! 인간 조류(Human Flow)라는 그 다큐멘터리 주제가 매우 흥미로워요. 우리가 어떻게 동정심을 가지고 서로 공감해야 하는지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죠. 몇몇 장면은 실로 대단해요. 아름다우면서도 슬프죠.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쉽게도 아이웨이웨이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는 꼭 만나고 싶어요. 아이웨이웨이를 존경하거든요. 그가 놀랄 만큼 다방면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특히 더요.
앞으로 아이웨이웨이처럼 새롭게 개척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특정한 분야라기보다는 제가 여러 가지 일에 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조이 유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일하는 아티스트를 떠올렸으면 해요.
마지막으로 서울에 있는 동안 무얼 할 계획인가요? 주로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도시를 탐험할 거예요. 프라이드치킨을 먹을 거고 편의점에도 가고 싶어요. 저는 다양한 그래픽디자인의 포장을 사랑하거든요. 한국에 왔으니 스킨케어 제품을 사는 것도 빠뜨릴 수 없죠. 미술관에도 가고 친구들과 놀면서 서툴지만 한국어를 더 익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