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의 다정한 결혼식
엄건식ㆍ길우경
외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해서 모두 유난스럽거나 사치스러운 웨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각자 소품 숍을 운영하고 모델 일을 하는 길우경, 엄건식 부부는 마치 공장에서 찍어내듯 후닥닥 치러지는 결혼식이 아닌 편안하고 자유로운 결혼식을 선택했다. 두 사람은 평소 더운 나라를 여행하길 좋아하는 자신들의 취향을 반영해 연말에 인도네시아 발리로 여행을 떠났고, 머무는 동안 현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가족 중 일부가 싱가포르에 거주하고 있어서 결정을 더 쉽게 내릴 수 있었다. 현지에서 그들을 도와줄 사람도 섭외했다. 신부 길우경의 지인에게 발리에서 활동 중인 러시아인 포토그래퍼를 소개받았고, 그가 사진 촬영은 물론이고 메이크업과 식장의 간단한 플라워 데코를 맡아주었다. 나머지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진행해 어려운 점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웨딩 사진은 길우경과 엄건식이 발리를 여행하면서 찾아갔던 사원이나 해변에서 틈틈이 촬영했다. 결혼식 당일에 가족들이 발리에 도착했고 냐니 비치 인근에 예약해둔 풀빌라 앞에서 온 가족이 기념사진을 찍은 후 풀빌라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한 가족이 되는 것을 기념하는 식사를 함께했다. 신랑 임건식은 말 그대로 스몰 웨딩이었기에 믿기 힘들겠지만 전혀 힘들지 않고 즐겁기만 했다고 회상한다. “결혼이라는 특별한 약속을 하는 뜻깊은 순간에 여행의 설렘이 더해져 우리 부부는 물론 가족들에게도 평생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