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꽃이 피었습니다,
카페 무궁화
과거 공구상이나 창고, 사무실이 즐비했던 전포동에 부산의 젊은이들이 모여 하나둘 만든 카페들이 거리를 이루었다. 그 사이에 위치한 자그마한 카페 무궁화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유행하면서 만들어진 복고 스타일 카페다. 음료를 담아내는 빈티지 컵을 비롯해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옷을 갈아입히던 종이 인형, 다이얼 전화기, 1970~80년대 선전물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추억을 소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방앗간에서 직접 받아 오는 곡물로 만드는 특제 미숫가루는 초등학교 시절 땀 흘리고 돌아왔을 때 엄마가 타주던 미숫가루처럼 걸쭉하고 속이 든든하다. 모닝빵 사이에 팥과 버터를 넣은 ‘앙버터빵’도 맛보지 않으면 아쉽다.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동천로108번길 9-7 1층
영업시간 12:00~22:00, 일요일 휴업
문의 070-1234-3210
술이 술술 넘어간다,
백화료리집
덕천동 백화료리집은 서면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생긴 2호점이다. 20대 후반을 타깃으로 한 가게가 아직 많지 않은 덕천동에서 낡은 주택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백화료리집은 젊은 세대들이 외갓집에 갔을 때 느끼던 안락함과 편안함을 준다. 사장이 경기도까지 가서 직접 가져온 큼지막한 자개장은 확실히 그 옛날 가족들과 외식하던 중국집을 떠올리게 한다. 백화료리집의 주메뉴는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의 퓨전 음식. 맑은 대창전골인 모쓰나베가 가장 인기 메뉴다. 아시아 음식에 곁들이기 좋은 창, 싱하 등 태국 맥주부터 제주 소주 한라산, 수제 막걸리 복순도가 등이 마련돼 있어 다양한 술 취향을 모두 만족시킨다.
주소 부산시 북구 만덕대로28번길 18-1
영업시간 18:00~02:00
문의 051-342-1007
할머니의 다정한 집,
카페일기
가을볕을 가득 머금은 낮은 주택가 골목. 누구든 환영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사장의 바람을 담은 카페일기에는 따듯한 온기가 넘친다. 이제는 쓸모없는 것들에 의미를 주고 싶은 마음에 직접 발품을 팔아 모은 소품들은 취향 좋은 할머니의 물건들 같다. 북구의 주민이기도 한 사장은 온통 프랜차이즈 카페뿐인 이 동네에서 조용히 책 한 권 읽을 공간을 찾다가 본인이 직접 만들기에 이르렀다. 시럽이나 퓌레 농축액을 쓰지 않고 직접 담근 과일청을 넣어 만든 음료와 디저트는 멀리 있는 손님까지 부르는 묘약이다. 카푸치노 위에 우유 한 층을 더 올려주는 ‘폼 라테’는 꼭 구름을 먹는 기분이다.
주소 부산시 북구 의성로78번길 15
영업시간 13:00~22:00, 화요일 휴업
문의 @cafe_1_gy
부산에서 베트남 맛보기,
함흥커피
올해 6월 송정해수욕장에 오픈한 함흥커피는 민박집’이라는 낡은 간판을 내건 집들 사이에서 외롭지만 씩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함흥슈퍼라는 옛 간판을 떼지 않고 둔 것을 보면 카페가 되기 전에 오랫동안 슈퍼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주인 부부는 사람 많고 시설이 확충된 해운대가 아닌 조용한 곳을 찾다 이곳까지 흘러들었다고 한다. 더운 나라를 좋아하는 둘은 베트남에서 마셨던 커피 쓰어다(연유 커피)와 코코넛 커피를 메뉴에서 빼놓을 수 없었다. 그곳에서 사 온 귀여운 소품도 가게 한편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늦여름 해수욕장에서 서핑을 즐기다 함흥커피에서 반미 샌드위치에 시원한 코코넛 커피를 한 잔 마신다면 그보다 잘 보낸 하루가 또 있을까.
주소 부산시 해운대구 송정중앙로36번길 67
영업시간 11:00~22:00, 둘째·넷째 주 화요일 휴업
문의 010-7551-78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