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공생을 위한 22가지 질문 젠더 2022 대선

 

‘한국에서 여성은 사회적으로 차별받고 있다.’ 이 짧은 문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적어도 20대 안에서는 이에 대한 찬반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시사IN>이 2백38개 데이터로 풀어낸 ‘20대 여자 현상’ 웹 조사에 따르면 그렇다(<시사IN> 728호 ‘약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차별받고 있다’ 기사 참고).

젠더는 20대 안에서 새로운 정치적 전선으로 떠올랐다. 한미 동맹이나 남북 관계에 대한 태도, 성장이냐 복지냐에 대한 선호는 한국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진보와 보수를 나누는 바로미터였다. 하지만 더 이상 이 렌즈로는 요즘 20대를 읽을 수 없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응답은 ‘여성 차별’에 대한 20대 남녀 인식 차이만큼 뜨겁지 않다.

<시사IN> 웹 조사에서 20대 여성 다수는 ‘나는 약자는 아니지만 차별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사회구조 속에서 ‘나와 세상의 관계’를 파악한다. 20대 남성 다수가 자신을 약자로 인식(<시사in> 604호 ‘20대 남자, 그들은 누구인가’ 기사 참고)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제 페미니즘에 대한 태도는 20대 안에서 진보와 보수 계열 정당에 대한 선호와 평가를 나누는 경향을 띤다.

그렇기에 첫 문장으로 대표되는 질문은 2022년 대선의 20대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시험지다. 실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드러난 바다. 여성의 자리에 흑인을 넣어 물어본 질문에 따라 트럼프 지지 여부가 확 갈렸다. ‘오늘날 미국에서 흑인은 얼마나 차별받고 있나?’ 미국 선거 조사(ANES)의 결과는 흥미롭다. ‘흑인이 전혀, 혹은 거의 차별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유권자의 85.1%는 트럼프를 찍었다. 반면 ‘흑인이 아주 많은 차별을 당한다’고 대답한 유권자의 7.8%만 트럼프에게 표를 던졌다.

그리고 이 질문(여성 차별에 대한 인식)은 비단 2022년 3월 9일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다. 각 정치 세력이 어떤 고민과 진단을 하고 응답했는지에 따라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정치 세력인 20대 여성 유권자를 2022년 대선 주자들이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파고드는 질문이기도 하다.

팬데믹 이후 공생을 위한 질문 #4 대한민국은 탈석탄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