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시신으로 왔어요.
그래서 내가
인공호흡을 했는데
안 일어나.
(아들은) 너무 예쁘거든요,
내 보물이거든요”

지난 10월29일
이태원 참사로 떠난
신인배우 이지한.
이제 막 드라마 데뷔의
꿈을 눈앞에 두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의
곁을 떠났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신발을
안고 오열했습니다.
“어제 원래 너와
하루종일 함께하는
촬영이었는데
소식을 듣고
너의 빈소에 모여
우리 모두
한참을 아무 말도 못하고
그저 황망히 앉아 있었단다.
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잘하고 싶어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에
이제 시작이었던 너를
빨리 데려가서
너무나도 야속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 뿐이었다”
“동료를 먼저
떠나보내게 되어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누나가, 우리 팀 모두가
너를 생각하며
네 몫까지
더 열심히 할게.
네가 그곳에서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그리고 이제는
평안해지기를 바란다”
드라마 ‘꼭두의 계절’에
캐스팅돼 함께
촬영을 했던
배우 임수향은
그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고
마지막 인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태원을 고향이라 부르며
수년을 터를 잡고 살았던
홍석천 역시
큰 슬픔을 겪었습니다.
지인을 떠나보내고
돌아오는 길,
그는 익숙한
이태원 길가에서
눈물을 삼켰습니다 .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죄스럽고 또 죄스러웠습니다.
하고픈 말
너무 많지만
할 수 있는 말은
얼마 없었습니다.
그저 희생자분들께
미안하단 말뿐입니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습니다.”
“꺼진 생명을 무기로,
방패로, 소재로, 안주로,
걸림돌로 삼느라
꺼지지 않는 화면들.
통곡의 주인 보다
더 시끄러운 개소리들.
빅한 데이터로
팔려나가는 것들.
입닥쳐.
쪽팔린 줄 알아야지.
마음 좀 써 제발.
더 아프고
덜 아픈 마음
겨루다
버려진 것들.
사실은 한통속의 우리들.
그 마음들이
지금 가장 필요한 곳에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여기다가
애써 밝힌 마음이
가장 필요한 곳에
전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박명수는 라디오를 통해
실의에 빠진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위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즘 같은 때는
다들 기운내라고
어깨도 쳐주시고,
좀 성공하신 분들이나
상사들은
커피 쿠폰도
쏴주시고 하면
힘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도 기간이 끝나고
애도의 마음이
이어지는 건
당연한 것이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조금씩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서
일을 열심히 하고
무탈하게 만드는 게
우리의 도리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어라고 말해야 하나,
어떻게 위로해야 하나.
허지웅 또한
라디오를 통해
‘말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
에 대해 말했습니다.
“주최가 없으면
시민의 자격을 상실하는
세계의 한가운데서.
할만큼 했고
책임질 게 없다는
말잔치의 홍수 속에서.
정작 내 입과
손 끝에서는
쓸모있는 말이랄게
모두 사라져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