繪畵探究
회화탐구
9월 5일 리움미술관에서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가 시작되었다. 강서경 작가는 전통과 동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탐구하는 우리나라 대표 중견 작가이며, 이번 전시가 최대 규모의 미술관 전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작을 중심으로 리움미술관에서 새로운 진경산수화의 풍경을 연출했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전시 제목 <버들 북 꾀꼬리>는 경계가 없이 모두 모여 있는 상황과 풍경을 이야기하는 제목이다. 시를 읽을 때 단어의 의미를 유추하는 그런 개념으로 버들, 북, 꾀꼬리의 단어 연결을 각각 음미해보기를 권했다.
“버들은 실이 되고 꾀꼬리는 북이 되어
구십삼춘 九十三春 에 짜내느니 나의 시름
누구서 녹음방초綠陰芳草를 승화시勝花時라 하든고.”
이 전시 제목은 전통 가곡 ‘버들은’에서 유래했다. 꾀꼬리가 버드나무 가지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이 실 사이를 오가며 옷감을 짜는 듯하다는 의미에서 노래는 시작된다. 하지만 꾀꼬리가 날아다니는 봄이 지속되는 3개월 동안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지켜보는 사람은 마음이 힘들었고, 푸른 풀과 나뭇잎은 아름다움이 아니라 시름의 결과물임을 말하고 있다.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지나온 강서경 작가의 마음을 담은 제목인 것 같아 숙연해진다. 또한 <버들 북 꾀꼬리>는 새로운 작품 제목이기도 하다. 소리와 이미지가 어우러진 공감각적 풍경이 영상 작품으로 펼쳐진다. 전통 가곡이 전시 전체의 모티프이자 대표 작품인 것이다. 바람 소리, 빗소리, 새소리와 시각적 오브제가 조화를 이룬 새로운 풍경은 작품 세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작가님의 작품은 회화의 조건과 틀을 해체하고 재구축하며, 전통 예술을 동시대 언어로 승화시킨 점이 특별합니다. 나의 미술 세계를 어떤 하나의 키워드로 이야기하기란 어렵습니다. 내 작업이 갖고 있는 레이어가 여러 방향이기에, 한 문장으로 나름의 정의를 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몇 관람객에게 내 작품을 해석하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 역시 작가로서 미술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때그때 작업하는 과정을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말을 보여주는 완결된 언어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회화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과정입니다. 고민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리움미술관뿐 아니라 키아프와 공동 개최되는 프리즈 서울의 티나킴 갤러리와 국제갤러리 부스에서도 작가님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작품 설명을 부탁 드립니다. ‘산’ 연작은 모두 신작입니다. ‘자리’는 회화 같은 평면 작업입니다. 이전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와 필라델피아미술관 전시는 나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자 한곳에 서서 바라보는 가까운 풍경과 상태에 대한 서사적 측면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점차 경계가 확장되어 모두 함께 있는 자리와 풍경에 대상의 상상을 반영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전시를 준비한다기보다 기존 작업이 그다음 작업의 스테이지가 되는 식으로,계속 맞물려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산’은 서촌 작업실의 서사와 연결된 작품입니다. 서촌에 작업실을 마련한 것은 인왕산 바로 옆이기 때문입니다. 등산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오래전 학창 시절부터 산수 풍경에 대해 고민했고, ‘풍경이 현존하는 그림’이라는 단어에 매료되었어요. 인왕산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고, 인왕산을 그린 그림을 좋아했고, 이 산을 그리며 그림을 배웠어요. 동경의 대상처럼 바라보던 낭만적 풍경의 산을 현실로 데려오고 싶어서 작은 산의 형태로 작품을 만들게 되었어요. 신작 ‘아워스(Hours)’의 따뜻한 제목도 이러한 상황과 연계됩니다. 현재의 자리와 내가 지향하는 풍경을 내 옆에 두고 싶은 마음을 담았습니다. ‘아워스’는 지금 이 시간이 소중하다는 의미이지요. 개념적으로 설명하자면, 이전의 ‘자리’ 연작은 신체가 서 있는 공간이었어요. 타인의 신체 크기를 넘지 않았어요. 내가 위치한 공간과 평면 안을 벗어날 수 없는 조심스러운 형태였어요. 신작은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어요. 근래 여러 어려운 상황을 지나오면서 만들게 된 작업이라 더 애착이 갑니다. 반면에 ‘그랜드마더 타워–토우’는 할머니 키만큼의 공간을 차지했습니다. ‘그랜드마더 타워–토우’는 더 기울어지면서 내 키보다 더 커지고 높아졌지요. 새로운 ‘산’, ‘아워스’ 연작과는 다릅니다. 신작은 내 옆의 또 다른 나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그림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이를 조금 더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림에 대한 고민을 공간에 풀어놨다고 이야기하면 어떨까요? 산수의 방식을 개념적 추상 언어로 만들었습니다. 현대미술 작가로서 자연스럽게 작업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완벽한 의도를 갖춘 것은 없습니다. 왜 그런지 계속해서 고민해야 하지요. 현재의 우리가 옛날 그림이나 역사를 보며 해석해보는 것처럼, 혼자 해석하며 만드는 조형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가 다음 단계를 궁금해 한다는 의미는 단순히 여러분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도가 아니라, 나 역시 자연스럽게 탐구하는 과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로서 전시를 위해 그때그때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작업을 지속하면서 전시가 열리게 되면 바로 그 당시의 작품을 초대해서 관람객에게 보여줍니다.
작품 속 소재가 된 ‘그리드’를 ‘살아 있고 숨 쉬는 공간’이라고 언급한 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역시 그리드에 매혹되었던 애그니스 마틴, 솔 르윗의 그리드와 작가님의 차이점은 무엇인지요? ‘그리드’라는 글자를 종이에 써본다면, 각진 한글 글꼴이라 재미있습니다. 그리드의 사전적 개념에서 먼저 접근한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페인팅의 크기가 내 토르소 사이즈인 55×40cm였어요. 회화의 옆면을 보여주는 조각 작업이었어요. ‘검은 자리’ 작품에 올라 있는 형태였는데, 점진적으로 조금씩 커졌지요. 당시의 좁은 작업실 안에서, 그리고 제가 직접 움직일 수 있는 범주의 크기로서 그것이 가장 적절한 단위의 크기였고 그를 점차 확장시켜 나가기 위해 그리드 개념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그리드는 서구 미술에서 이야기하는 개념과는 달라요. 나는 작업실에서의 신체와 작품을 연결한 것이고, 작품을 그려나가면서 이 크기를 어떻게 조정해야 하나 탐구했어요. 그렇게 점차 큰 그림에 대한 꿈도 꾸게 됐지요. 내 작업은 추상적 개념의 서사 작품이지만, 이러한 과정이 최종 결과물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아요. ‘쌍화점’이라는 시는 만두가게 사랑 이야기입니다. 2014년경에 원고지 비슷한 모양의 정간보에 ‘쌍화점’의 가사가 한 칸씩 들어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감탄했습니다. 세종이 만든 악보인 ‘정간보’는 서양의 오선지와는 다른데, 정간보 안에서 글자와 부호를 어느 위치에 놓는지에 따라 악기의 높낮이가 결정되는 악보입니다. 오늘날의 악보보다 추상적인 개념이지요. 정간보가 만들어내는 음악보다는 이 개념과 사랑에 빠져서 작업에도 영감을 반영하게 된 것입니다. 정간보의 작품은 공간에 가사도 적고, 악기의 움직임도 넣을 수 있습니다. 그림이라는 회화의 크기와 폭을 확장하려는 나의 움직임과 맞아떨어지는 개념이지요. 정간보를 발견하고 혼자만의 ‘유레카’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춘앵무’도 알게 되었고요. 사각 그리드의 미술 언어 작업을 하면서 페인팅의 사각은 우물 정(井)이나 춘앵무의 무보가 되기도 합니다. 공간 작업을 해석하게 되는 아카이브가 아름다워서 궁금했고, 더 확장해서 ‘자리’ 연작이 나오게 되었어요.
신작 ‘산’ 연작은 ‘인왕제색도’에서 영감을 받으신 것인가요? ‘산’은 회화의 연장입니다. 작품을 이루고 있는 실 색깔도 저의 회화 작품에서 비롯됩니다. 관람자는 물론 다르게 볼 수 있지만, 작업을 하면서는 내 모든 작업이 회화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요. 이것이 작가로서 내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신작 ‘산’ 시리즈는 멀리서 바라본 산이라기보다는 운무가 자욱한 산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레이어가 특징입니다. 산을 만지고 싶고, 보고 싶고, 그리고 싶은 생각을 가지고 만든 작품이지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도 운무가 매혹적입니다. 2018년의 내 전시 도록에도 ‘인왕제색도’ 이미지가 레퍼런스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에서 교수로서 강의하며 학생들에게도 이 그림을 많이 언급 할 정도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리움미술관 전시를 기다려온 분들이 많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무엇인지요? 리움미술관 전시는 90% 정도가 신작입니다. 이번 리움미술관 전시 <버들 북 꾀꼬리>는 M2의 두 개 층을 사용하는데, 작품 세계의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전시를 준비하며 개인적으로도 삶의 많은 변화를 겪었고, 작품에서도 큰 변화를 이뤘어요. 내 주변과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힘들었지만 많이 생각하면서, 동시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검토하고, 궁금하지 않던 과거에 대해서도 성찰해보았고요. ‘자리’는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작은 크기로 보여주었는데, 이번 리움미술관 전시에서 본격적으로 그 연작의 흐름을 전시하게 되었어요.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해온 작업인데, 전시를 통해 그간의 진행 과정을 제대로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리움미술관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 결과물입니다. 이전 전시와는 결이 다른 작품을 보실 수 있어요. 물론 관람객 중에서 그렇게 느끼지 않는 분들도 있겠지만, 노력을 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주십시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산을 생각할 때 그 안에는 많은 나무와 낙엽이 있습니다. 하지만 멀리서보면 아름다운 형태로만 보이지요.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안에서 잠깐의 휴식과 낭만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2019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출품했고,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에서 ‘발루아즈 예술상(Baloise Art Prize)’ 수상 기념 전시를 가졌습니다. 특별한 해로 기억되실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한 해였습니다. ‘둥근 유랑’, ‘그랜드마더 타워’ 시리즈가 미술관에 소장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항상 전시를 준비해놓고 다음 전시를 위해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관람객과 만남을 갖기 어려웠는데, 그때는 룩셈부르크에 오래 머물면서 작품들 사이를 거닐기도 하고 관람객과 액티베이션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도 사실 여행입니다. 그 공간에서 그 나라 관람객과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장소와 공간의 관람객과 직접적으로 ‘클릭’ 하는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공간, 다른 시간, 다른 나라의 사람과 만나서 서로 이해하고 클릭하는 경험을 나누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작가님의 작품들은 특유의 아름다운 컬러가 돋보입니다. 네, 소재와 색깔도 작품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리’도 나에게는 개념화된 회화이고, 출발점은 그림의 색입니다. 내가 사용하는 컬러는 아주 연한 화이트와 먹이 섞여 있기 때문에 일정한 톤이 있습니다. 그것이 서서히 나만의 컬러로 자리 잡았고, 페인팅의 느낌을 지속시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에게 어떤조언을 해주시는지요? 지금은 잠시 휴직 중입니다. 학생들에게는 내가 작업하다가 실패한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특정한 지향점을 정의하고, 미술을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하기란 어렵습니다. 페인팅에서 나 역시 헤엄치는 과정에 있고 그 안에서 여러 갈래의 과정이 생깁니다. 나 역시 이상한 작업을 많이 했고, 그 중에는 실패한 작업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것이 있겠지요. 그런 과정들이 무수히 많이 있지 않았으면 지금의 작품이 안 나왔을 겁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내가 어떻게, 어떤 조형적 방법론을 찾다가 무슨 실패를 했는지 이야기해줍니다. 많이 걸어 다니면서 보라고 조언하고, 자신의 작업에 대해 직접 손으로 종이에 써보라고합니다. 작가라면 자신의 작품을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요.
그간 시도했지만 발표할 수 없는 이상한 작업들을 작업실에 모두 다 보관하고 있어요. 전시를 하지 못했으니 실패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는 애정하는 작업들이기에 이렇게 작업실에 모아두었습니다. 아마 호호 할머니가 되었을 때 잠시 멈추었던 작업이 완성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상하고 실패한 작업이라는 표현보다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 중에 근처까지 갔다가 잠시 마주친 또 다른 작은 길 같은 작업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듯하네요. 동양화와 서양화를 공부했지만, 서로 다른 소재 다루는 법을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어서 혼자 용접도 해보고, 목공도 해보며 다치기도 하고요. 여전히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중입니다.
전통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는데, 국내외 관람객이 작품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있나요? 한국적 감성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사실 적고, 현대미술의 관점에서 봅니다. 내 작품은 전통에서 영감을 얻었을뿐 현대미술의 문법으로 구축되는 작업입니다. 외국 관람객이나 큐레이터도 내 작업 자체를 바라보고 관심을 갖는 것이지, 내가 한국적 작업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안무가, 음악가, 화문석 장인, 퍼포머 등 많은 분과 협업해오고 있습니다. 협업으로 인한 즐거움과 어려움이 궁금합니다. 여러 분야 전문가분들과의 협업은 어렵고 인상적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다양한 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장인과 같이 화문석도 만들고, 염색도 같이했고요. 그분에게는 화문석이 캔버스이지요. 색을 지정하고 조합하는 모든 과정이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장인, 안무가, 음악가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협업할 때는 서로 알지 못한 공통된 부분을 대화로 찾아가는 과정이 즐겁습니다. 역사적 자료나 전통 유산에서 관심 있는 부분을 찾아볼 때 나의 해석과 다른 부분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이를 연구하는 분들과의 만남도 즐겁습니다. 그러나 내 작업을 도와줄 바로 그런 분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화문석 장인을 만나기 위해 강화도에 수십 번 찾아갔고, 많은 이들에게 물어물어 마침내 그분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수께끼 같았습니다. 인터넷 검색이 발달한 디지털 시대이지만 내 작업을 함께해줄 그런분은 쉽게 찾을 수 없습니다. 이런 여행의 과정이 회화를 탐구하고 찾아가는 공감각적 과정과 비슷합니다.
중견 미술가의 반열에 올랐는데, 미술에 대한 마음의 변화가 있으신지요? 원래부터 미술을 사랑했지만 더욱 미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미술은 여전히 어렵지만 사랑하는 대상입니다. 나의 모든 대표 연작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완결되었다기보다는 이 안에서 답을 찾고 끊임없이 탐구하는 돌림노래 같은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출산도 하고, 삶의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업은 손에서 놓지 않았어요. 작업실에 가기 어려울 때도 머릿속에서 작업만 생각하곤 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작업을 더욱 사랑하게 됐고, 열심히 매진했어요. 작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니까 작업이 더 하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도 단순합니다. 탐구하는 과정에 있고, 열심히 작업하려고해요. 나에게 있어 삶은 도전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해주시고 싶은 말이 있으십니까? 리움미술관 전시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리고 싶은데, 지면으로 설명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전시장에서 작품을 보면서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전시를 보는 키워드를 대략적으로 말씀드린다면, ‘자리’ 연작은 많은 레이어가 중첩되어 있습니다. 화문석은 또다른 캔버스이기에, 이를 염색하고 구성합니다. 여기서 그 구조는 안무와 연동됩니다. 추상적이며 신체의 움직임이 돋보이지만 시발점은 화문석 작업입니다. 이 전시를 통해 오랫동안 고민해왔 던 작업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나와서 신작으로 연결되었는지 두루 보실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