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엄마들 사이에서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한테 벤시몽의 테니스 슈즈를 신기는 게 유행할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혹시 그런 사실에 대해 들은 적 있나? 물론 들었다.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신던 벤시몽 신발을 아이에게 물려주기도 한다. 이는 브랜드가 30년 동안 추구해 온 방향성과 일치한다. 아이코닉하고 베이식한 테니스 슈즈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옷장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되길 바란다.

벤시몽이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테니스 슈즈의 단순하고 편안한 디자인과 다양한 컬러, 그리고 간편하게 기계 세탁이 가능한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나만의 마법을 부렸는데, 그건 알려줄 수 없다.(웃음)

테니스 슈즈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 내 아버지는 전 세계의 빈티지 아이템과 밀리터리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플리마켓에서 제품을 바잉하며 많은 것을 배웠는데, 어느 날 군용 재고 물품에서 하얀색 테니스 슈즈를 발견했다. 그 순간 ‘슈즈를 여러 가지 색으로 염색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 동생 이브(Yves)와 함께 이를 실행에 옮겼고 컬러풀한 테니스 슈즈는 기대 이상으로 잘 팔렸다. 1986년에 내 생애 첫 가게를 오픈했고, 당시 빈티지 밀리터리 아이템을 함께 판매했다.

 

이렇게 큰 규모의 브랜드로 성장한 배경에는 고집스럽게 지켜온 철학이 있을 것 같다. 브랜드의 기반을 다져준 테니스 슈즈는 매 시즌 다채로운 프린트와 컬러로 재탄생한다. 이는 전 세계를 여행하며 다양한 영감을 채집하고 5분마다 아이디어가 샘솟는, 즉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내 삶의 방식과 일치한다. 1989년 파리 마레 지구에 라이프스타일 컨셉트 스토어 ‘Home Autour du Monde(Home Around the World)’를 오픈한 이래 그 곳에서 벤시몽의 컬렉션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찾아낸 제품들을 판매한다. 유행이나 세월에 구애받지 않고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그리고 새로운 행복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소개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2016 S/S 레디투웨어 컬렉션.

2016 S/S 레디투웨어 컬렉션.

2016 S/S 시즌 벤시몽의 레디투웨어를 소개해주기 바란다. 이번 시즌 컬렉션은 워크웨어에서 영감을 얻은 인디고 데님, 사하라 사막이 떠오르는 아프리칸 사파리 룩, 1970년대 풍의 히피 시크, 블루와 화이트가 어우러진 세일러 스타일까지 네 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그동안 샤넬, 아네스 베, 10 꼬르소 꼬모, <밀크> 매거진 등 다양한 파트너와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선보여왔다. 최근 장 폴 고티에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된 건가? 수년 전 테니스 슈즈 탄생 25주년을 기념해 장 폴 고티에와 협업했었다. 이번이 두 번째인데 두 브랜드의 상징인 벤시몽의 테니스 슈즈와 장 폴 고티에의 스트라이프가 만나면 흥미로울 것 같아 함께하게 되었다. 이처럼 다른 이들과 힘을 합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에 경계 없는 협업을 즐긴다. 언젠가 한국 디자이너와도 콜라보레이션 제품을 꼭 선보이고 싶다.

 

콜라보레이션 이외에도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갤러리 S.BENSIMON을 비롯해 전시 기획까지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앞으로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글쎄, 벤시몽 호텔이나 레스토랑을 오픈하게 될지 나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