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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슈즈 디자인을 시작한 계기가 궁금하다. 학창 시절 의상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의상만 공부하려니 왠지 아쉬웠다. 결국 슈즈 디자이너로 전향하게 됐고, 2006년에 브랜드를 론칭한 후 2007년부터 독자적인 웨딩 슈즈 라인을 선보여왔다. 당시 한국엔 웨딩 슈즈라는 개념이 생소했고 구입하는 고객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웨딩 슈즈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근사한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신부의 스타일과 구두가 조화롭게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슈즈가 개개인의 취향과 스토리가 담긴, 평생 간직하고 싶은 슈즈가 되길 원한다. 이렇듯 특별한 슈즈를 만들기 위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점은 구두의 실루엣과 소재다.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나? 어릴 때는 여행과 책, 영화 등에서 디자인의 아이디어를 얻곤 했다. 하지만 수년간 웨딩 슈즈를 만들다 보니 우리 구두를 신는 고객들이 영감의 원천이 된다. 그들의 개인적인 취향, 결혼에 골인하기까지의 연애 스토리 등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신발을 만들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이 탄생한다.

 

최근 컬렉션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시즌별로 다양하게 출시되는 일반적인 슈즈와 달리 신의 웨딩 슈즈는 시즌에 구애받지 않는다. 우리의 웨딩 슈즈는 맞춤 제작하기 때문에 신부의 스토리를 반영한 디자인에 충실한데, 결과물이 마음에 들면 고객에게 양해를 구한 후 웨딩 컬렉션에 추가하기도 한다.

국내 웨딩 슈즈 브랜드로 성공한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웨딩 슈즈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브랜드를 시작한 게 가장 큰 성공 요인이 아닐까? 그 덕분에 베라 왕의 국내 패션쇼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면서 경험을 쌓고 이름을 알렸다. 또한 한국 여성의 특성에 맞춘 슈즈를 전문적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본인의 개성이 깃든 슈즈를 원하는 국내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다.

 

신의 웨딩 컬렉션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슈즈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그렇듯 모든 제품이 소중하기에 슈즈 하나를 추천하기는 어렵다. 대신 직접 숍에 와서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구두를 신어보길 추천한다. 신부가 선택한 웨딩드레스는 물론 주얼리, 헤어와 메이크업, 결혼식장의 분위기를 고려해야 나만의 완벽한 신발을 찾을 수 있다. 몇 년 전 가수 서지영씨의 결혼식 때 블루 컬러 슈즈를 적극 추천했었는데, 꽤 과감한 디자인이었는데도 신부와 완벽하게 어울려 기억에 남는다.

현재 계획 중인 흥미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그동안 진행해온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스토리가 있는 슈즈’를 주제로, 우리가 후원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슈즈 컬렉션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도쿄 오모테산도를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