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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은 문화를 통해 새로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이죠.”

루이 비통의 아티스틱 디렉터 니콜라 제스키에르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2017 F/W 컬렉션 런웨이로 선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렇다면 루이 비통은 어떤 여행을 위해 파리의 유서 깊은 공간으로 우리를 초대한 걸까? 제스키에르는 “경계와 한계의 초월이라는 컬렉션의 테마를 상징할 수 있는 곳에서 쇼를 선보이고 싶었어요”라며 그 의중을 드러냈다. 루브르 내부에서 패션쇼를 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박물관 외부에서 패션쇼를 열거나 캠페인을 촬영한 적은 있어도 내부에서 행사를 연 건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그것도 루브르 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간으로 손꼽히는 마를리 홀(Cour Marly)에서 열렸으니.

쇼가 시작되고 루브르의 상징인 유리 피라미드 아래에 자리 한 17~18세기 신고전주의 예술가들의 조각품을 배경으로 루이 비통의 룩을 입은 모델들이 등장하자, 그의 의도를 정확하게 간파할 수 있었다. ‘경계의 초월’이라는 큰 테마 아래 루이 비통의 전통과 미래의 조우 그리고 가까운 도시와 먼 풍경, 남성성과 여성성, 낮이 밤으로 스며드는 시간을 표현한 것.

미국 스포츠웨어의 요소를 도입한 클래식한 유럽풍 수트, 여성스러운 플리츠를 더한 매니시한 셔츠 드레스, 퓨처리스틱한 팬츠 위에 토속적인 느낌을 가미한 아우터를 입는 식으로 상반된 것들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무엇보다 과거의 유구한 유산이 자리한 상징적인 공간과 동시대 패션을 대표하는 루이 비통 룩의 조화라니, ‘경계의 초월’이라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강렬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한편 이렇듯 위용 넘치는 쇼를 보기 위해 수많은 셀러브리티가 자리했음은 물론이다. 레아 세이두, 제니퍼 코널리, 미셸 윌리엄스, 제이든 스미스 그리고 배두나까지 제스키에르의 친구이자 루이 비통의 든든한 앰배서더인 이들이 자리한 가운데, <마리끌레르>의 화보 촬영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EXO의 세훈도 쇼장의 프런트로를 빛냈다.

세훈은 쇼가 시작되기 전 루이 비통의 CEO 마이클 버그, 또래 배우 이자 뮤지션인 제이든 스미스, 배두나와 인사를 나누며 컬렉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쇼가 끝난 후 루브르 주변에는 세훈의 현지 팬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고, 한 외신은 루이 비통 컬렉션을 근사하게 소화한 그를 베스트 드레서로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토록 특별한 세훈과 루이 비통의 만남은 <마리끌레르> 7월호의 표지와 화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슈프림과 협업하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루이 비통 2017 F/W 맨즈 컬렉션을 완벽하게 소화한 그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