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SIRIUS
2015년 론칭 이후 서울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호평을 얻고 있는 정연찬의 브랜드 더 시리우스. 그가 탁월한 감각과 실력을 갖춘 디자이너라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한 건 이번 F/W 시즌 컬렉션을 마주한 순간이다. 건축적인 형태와 담백한 뉴트럴 컬러, 구상주의적 디테일이 적절하게 어울린 옷은 하나하나 참신하고 신선했으며, 사소한 부분도 허투루 넘기지 않은 사려 깊은 태도 역시 인상적이었으니까. 게다가 지난 런던 패션위크 기간에 열린 인터내셔널 패션 쇼케이스(IFS)에서 ‘디자이너 어워드’를 수상하며 사라 무어의 호평을 받았다니 더 시리우스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바다.
BLINDNESS
서울의 떠오르는 브랜드 블라인드니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신규용과 박지선 듀오가 이끄는 블라인드니스는 모던아트와 유스 컬처를 기반으로 한 유니섹스 컬렉션을 선보이는데, 지난 시즌 블라인드니스의 쇼를 본 <보그> 이탈리아 에디터 사라 마이노의 추천으로 LVMH 프라이스 파이널리스트에 뽑히는 쾌거를 이뤘다. 이뿐만이 아니라 등 여러 매체에 소개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번 가을·겨울 블라인드니스의 무드 보드를 관통하는 테마는 ‘엘리건트 맨’. 벨벳, 진주, 라메, 메탈 등 현란한 소재를 자유롭게 조합한 글램 룩으로 블라인드니스의 행보가 순항 중임을 증명했다.
WINDOW00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함께 다닌 모시현과 정태양, 정성철이 의기투합해 선보인 윈도우00은 각자의 판타지와 상상 속 이야기를 옷을 매개로 구현하며, ‘패션’의 틀과 한계를 초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언어로 설명하기는 힘들어요. 이러한 점이 바로 우리 컬렉션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할 수 있죠.” 이들의 말처럼 윈도우00의 옷은 한 가지 테마로 정의하기 힘든 동시다발적인 매력으로 보는 이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사진가 최한솔이 촬영한 감도 높은 캠페인 사진과 획일적인 아름다움을 거부한 패션 영상 역시 윈도우00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