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 NEONISM
네온의 생명력은 극도로 약하다. 화려한 컬러 특유의 강렬한 존재감이 첫눈에도 여러 번 본 듯한 역효과를 일으킨 탓 일터다. 그래서 네온은 2~3년을 주기로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며 하이패션계의 계륵이라는 오명을 떠안았다.
그러나 새 시즌에는 이 오랜 불명예도 완전히 불식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하우스 브랜드가 일제히 네온을 주요 컬러로 선정하며 네온에 이례적인 규모의 관심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보테가 베네타가 아이코닉한 크로셰 드레스를 네온 그린 컬러로 재해석했고, 마린 세르는 현대적인 네온 핑크 아노락 재킷을 선보였으며, 막스마라는 톱과 스커트, 코트를 모두 네온 오렌지 컬러로 통일한 룩을 공개했다. 이어 발렌티노, 생 로랑, 니나 리치, 프라발 구룽 등도 고유한 디자인에 네온 컬러를 가미하며 트렌드에 힘을 보탰다.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브랜드가 색포화도를 낮추고 모던한 스타일을 고수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완성한 룩은 부피부터 디테일까지 한없이 맥시멀했던 네온의 전형을 벗어나며 지금껏 보지 못한 네온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냈다. 이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물론 미지수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단언한다. 패션 인사이더라면 지금 당장 네온 컬러 드레스를 사야한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