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주는 영감에 도취된 쇼메의 미감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바다’. 지난 7월 2일, 쇼메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 ‘옹드 에 메르베이 드 쇼메(Ondes et Merveilles de Chaumet)’ 출시를 기념해 파리에선 특별한 갈라 디너가 열렸다. 그리고 쇼메 앰배서더로서 배우 송혜교가 참석해 우아면서도 모던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주목받았다. 그녀의 목과 손 언저리에서 눈에 띈 주얼리는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사파이어, 파라이바 투르말린, 에메랄드를 세팅한 그린과 블루의 투톤 조합이 돋보이는 물결 모티프 네크리스와 이어링이었다. 물속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조화를 보여주는 주얼리를 착용한 송혜교의 모습 역시 물결에 일렁이는 빛처럼 매혹적이었다.
지난밤의 황홀감을 간직한 채 쇼메의 프레젠테이션이 열리는 장소를 찾았다.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이 자리한 곳은 유서 깊은 방돔 12번지의 쇼메 메종. 장인정신의 수호자이자 계승자인 방돔 12번지 워크숍의 장인들은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에 그들의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의 아들이던 조셉 쇼메(Joseph Chaumet)는 이러한 장인들과 맺는 유대감을 소중히 여겼고, 그 정신은 방돔 12번지 쇼메 메종에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옹드 에 메르베이 드 쇼메 컬렉션은 자연의 요소에서 얻은 영감을 승화해 메종의 독창성에 새로운 장을 연다. 특히 이번 시즌 ‘물’에서 영감을 받은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때마침 식물을 조망한 전시를 파리에서 선보이고 있는 쇼메 메종의 자연을 향한 경외와 애정을 되새기게 했다.
변화무쌍한 존재인 ‘물’의 이미지가 장인의 손길을 통해 매혹적으로 투영된 주얼리, 메종 역사상 처음으로 오롯이 바다에 헌정하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예술적 기교는 놀라웠다. 살결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파도와 심해의 보물 찾기, 그리고 멕시코만류로 흘러 들어가는 보트 등 다양한 이미지를 넘나들며 바다의 풍경을 섬세하고도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반짝이는 물방울 같은 모습의 마르키스 다이아몬드는 투명한 수면을 마주한 듯한 느낌을 선사하며 부드럽게 일렁이는 파도의 물결을 그려냈다. 탈착 가능한 7.18캐럿의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가 네크리스 위에서 굽이쳐 흐르는 듯 유연한 자태는 그 자체로 물결의 유동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채 감탄을 자아냈다.
옹드 에 메르베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통해 바다의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주얼리를 선보인 쇼메는 다양한 색채를 탐닉했다. 그린과 블루, 오렌지와 블루의 투톤 조합으로 따뜻함과 차가움의 조화를 이뤄낸 것. 그중에서도 영롱한 빛을 발하는 매혹적인 19.84캐럿의 호주산 블랙 오팔이 존재감을 발하는 주얼리, 메종의 시그니처인 투아 에 무아(Toi et Moi) 스타일을 재해석한 두 가지 링은 물결치는 파도와 함께 여름 바다의 밤하늘을 눈앞에 옮겨놓았다. 스피넬 티아라를 두른 페어 셰이프 파라이바 투르말린을 세팅한 링은 돛을 내리고 정박 중인 보트의 흔들림을 연상하게 하며, 고속 모터보트가 수면 위를 지날 때 남기는 물그림자를 떠올리게 한다. 23.79캐럿의 쿠션 컷 스톤을 포함한 라임 컬러 투르말린이 섬세하게 얽힌 채 세이렌의 신비로움을 상상하게 하는 아이스 그린 컬러 투르말린 주얼리, 하늘과 바다의 별을 하나로 이어주는 봉긋 솟아오른 천연 진주 장식 주얼리, 태양빛에 반짝이는 물결이 조약돌 사이로 찰랑이는 바다를 펼쳐놓은 듯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쇼메의 시그니처인 뛰어난 금세공 기술을 보여주는) 주얼리 등 바다의 생명력을 부여한 쇼메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로제 샴페인처럼 반짝이며 바다에 뛰어드는 듯 환상적인 이미지를 선사하는 20.95캐럿의 임페리얼 토파즈 링, 늘 생명력이 넘치는 해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상큼한 컬러로 반짝이는 22.18캐럿의 라즈베리 컬러 루벨라이트와 진귀한 광채가 돋보이는 만다린 가닛의 네크리스도 그 주인공이다.
쇼메가 전하는 매혹적인 이야기는 때론 유쾌한 기운을 선사했다. 누군가에게는 붉은 과실로 만든 칵테일을, 또 누군가에게는 하늘에서 내려다본 파라솔을 연상하게 하는 아르데코 스타일 링이 그 예다. 또 선원의 상징적인 타투 심벌을 유쾌하게 재해석한 브로치는 남녀 모두를 위한 일상적인 오브제가 될 만했다. 앨버트로스가 커다란 날개를 펼쳐 보이며 다이얼의 물결 모티프로 이어지는 시계에서는 그랑푀 에나멜 장식으로 섬세하게 표현된 바다와 돛을 비롯해 마치 브로치 밖으로 바닷물이 흐르는 듯한 생동감을 뿜어냈다. 두 개의 돛을 단 배의 감아 올린 깃발에는 ‘L’amour est une aventure(사랑은 모험)’라는 문구가 선명했고, 바다를 떠도는 유리병의 하트 셰이프 루비가 돋보이는 브로치는 ‘Ne m’oublie pas(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로맨틱한 메시지를 전했다.
착용하는 방식에서도 쇼메는 물처럼 흐르는 유연함을 시연했다. 현대 여성의 일상을 위한 헤드 주얼리는 두 개의 브로치로, 소투아는 짧은 네크리스로, 클라이머 이어링은 두 가지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하는 트랜스포머블 주얼리는 모던한 방식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재해석되었다. 예측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해석과 아름다움으로 무한한 이야기를 건넨 쇼메. 바다를 통해 하이 주얼리를 상상하고 눈앞에 구현해낸 유서 깊은 쇼메 메종의 미적 도전은 우리에게 경이로움을 선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