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26 밀라노 디자인 위크는 유독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들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단순히 아름다운 옷과 가방을 선보이는 것을 넘어 우리의 일상과 거주 공간을 어떻게 감각적으로 채울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다변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죠. 브랜드 고유의 DNA를 가구와 오브제로 확장하며 밀라노 전역을 매혹적인 갤러리로 탈바꿈시킨 패션 브랜드 중 하이라이트를 선별해 전해드릴게요.
루이 비통


루이 비통은 올해도 브랜드의 가구를 다양하게 소개했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의 디자이너들과 꾸준히 협업해 선보이는 컬렉션들은 단순한 실용적 가구를 넘어 하나의 완벽한 예술 작품에 가까운데요. 타원형 거울이 돋보이는 아르데코 풍의 화장대부터 자개로 장식한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접이식 의자까지. 유려한 형태와 하우스의 독보적인 가죽 공예 기술이 만나 탄생한 마스터피스들은 관람객들에게 미지의 세계로 훌쩍 여행을 떠나는 듯한 황홀하고 럭셔리한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선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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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테가 베네타


보테가 베네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우리나라의 이광호 디자이너와 손을 잡고 독보적인 장인 정신의 가치를 증명했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인트레치아토 꼬임 기법과 이광호 작가 특유의 매듭 아트워크가 만나 완벽한 시너지를 발휘했는데요. 일상적인 소재를 정교하게 엮어 만들어낸 경이로운 형태의 오브제들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넘어선 구조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했죠. 덜어냄의 미학 속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을 잃지 않는 하우스만의 세련된 큐레이션이 빛을 발휘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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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앤더슨


늘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로 가득한 JW 앤더슨은 영국의 전통 바구니 공예가인 에디 글루와 함께 살로네 델 모빌레를 장식했습니다. 하우스의 아이코닉한 바스켓 백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집 안의 유쾌한 인테리어 오브제로 확장한 시도가 흥미로운데요.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한 정교한 위빙 디테일은 따뜻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자아내며 패션 아이템이 어떻게 일상 속 가구로 위트 있게 변모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죠. 가장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예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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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니


특유의 경쾌한 미학을 자랑하는 마르니는 유서 깊은 카페 ‘파스티체리아 쿠키(Pasticceria Cucchi)’를 캔버스로 삼았습니다. 레트로한 레드와 그린 패턴의 테이블웨어와 패키징은 물론 스태프들의 유니폼까지 공간 전체를 하나의 교향곡처럼 변모시켰죠. ‘밀라노에 바치는 헌사’라는 마르니 CEO 스테파노 로소의 말처럼 패션과 F&B의 경계를 허물며 일상 속으로 깊숙이 들어온 이 매혹적인 몰입형 공간은 다가오는 7월 중순까지 도시의 생동감을 책임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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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디올은 프랑스의 저명한 디자이너 노에 뒤쇼푸르-로랑스(Noé Duchaufour-Lawrance)와의 협업을 통해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더없이 우아하게 풀어냈습니다. 까나쥬 패턴이나 몽테뉴 30번지의 건축적 요소 등 디올을 상징하는 클래식한 코드들이 디자이너의 유려한 터치를 거쳐 현대적인 형태의 조명으로 재탄생한 것인데요. 정교함과 절제미가 돋보이는 작품들은 디올이 추구하는 궁극의 여성성과 럭셔리가 패션을 넘어 공간 속에서 어떻게 영원히 숨 쉴 수 있는지를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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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구찌는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구찌 메모리아(Gucci Memoria)’라는 타이틀로 전 세계 프레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브랜드의 깊은 역사를 현대적인 홈 데코 컬렉션으로 우아하게 재해석한 것이 특징인데요. 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깃든 가구와 오브제들은 과거의 아름다운 기억을 동시대의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피스로 치환해 냅니다. 수도원 공간 전체를 구찌 특유의 맥시멀리즘과 낭만주의로 꽉 채워 럭셔리 패션 하우스가 제안하는 극강의 공간 미학을 제대로 증명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