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 Some Colors
티끌 한 점 없는 순백의 화이트 컬러가 웨딩 드레스를 상징하던 시대가 저문 지는 꽤 오래됐다. 지난 시즌에 이어 2023 S/S 컬렉션에서도 컬러의 약진은 눈부시다. 드레스 원단 자체를 컬러로 선택한 경우도 있지만, 순백의 드레스에 색색의 모티프를 아플리케로 수놓아 색감을 더한 디자인도 눈에 띈다. 특히 화이트에 블루를 한 방울 섞은 듯 연한 블루 톤 드레스는 ‘섬싱 블루(something blue)’라는 속설을 떠올리게 한다. 결혼식 때 신부가 지니고 있으면 행운이 따른다는 푸른색을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되니, 드레스 자체로 결혼을 마주하는 신부의 진정성과 사랑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 될 듯하다.
Sleeve Time
오프화이트 쇼에서 벨라 하디드가 오프숄더에 퍼프소매가 더해진 드레스를 입고 런웨이를 걸어 나오는 순간부터 슬리브 온 디자인은 이번 시즌 절대 놓칠 수 없는 가장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오프숄더나 쇄골 라인이 훤히 드러나는 디자인에 소매가 달린 이 디자인에서는 소매 형태가 드레스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한다. 커다랗고 풍성한 퍼프소매부터 팔에 달라붙는 얇은 소매까지, 로맨틱하게도 시크하게도 연출할 수 있다. 매끈한 어깨와 쇄골 라인은 자신 있게 드러내면서 노출이 신경 쓰이는 팔뚝은 가릴 수 있으니 평소 팔 라인에 자신 없는 신부라면 이 드레스를 선택해도 좋을 것이다.
The Bow
이번 시즌 단연 눈에 띄는 장식은 리본. 많은 브랜드에서 리본이라는 요소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풀어냈다. 드레스 원단을 접어 장식한 커다란 리본부터 비즈를 한 알 한 알 엮어 드레스 이곳저곳을 장식한 리본까지 저마다 매력을 뽐낸다. 이번 시즌 리본 장식의 특징은 사랑스러운 느낌을 넘어 시크해 보인다는 점. 특히 기존에 리본을 주로 장식하던 등이나 어깨 라인을 벗어나 마치 단추나 벨트처럼 자리 잡아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웨딩드레스 실루엣에 발랄한 리듬감과 위트를 부여한다. 결혼을 약속하는 두 사람을 묶는 매듭이라는 의미를 지닌 리본. 잘 활용한다면 오래도록 쿨한 웨딩드레스로 회자될지도 모른다.
See-through
하늘하늘 얇은 실크는 어쩌면 가장 흔한 웨딩드레스 소재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도발적인 동시에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품은 시스루 디자인으로 재탄생한 실크는 섹시하면서도 우아한 마법 같은 소재로 요긴하게 쓰였다. 티슈처럼 얇은 실크를 여러 겹 겹치고 그 위에 화려한 아플리케를 장식해 속이 보일 듯 말 듯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드레스들. 그리고 그 사이로 언뜻 비치는 코르셋과 몸매. 완전히 다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매력적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Suit-able
영화 속 공주 같은 화려한 드레스를 꿈꾸는 신부가 있는가 하면 포멀하고 시크한 이미지를 최대로 표현하고 싶은 신부도 있을 터. 전통적인 웨딩드레스를 따르고 싶지 않은 신부에게 수트만큼 시크한 룩은 없을 것이다. 1970년대 패션 아이콘 비앙카 재거가 입었던 입생로랑의 웨딩 수트는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레전드 룩으로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 시대를 초월한 매력으로 오래 기억되고 싶다면 수트에도 과감히 도전해보라.
Little Wedding Dress
스몰 웨딩이 늘어나는 웨딩 트렌드를 생각하면 치렁치렁한 드레스는 오히려 TPO 에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일지 모른다. 그간 촬영용으로는 괜찮을지 모르나 예식 때 입기에는 격식에서 벗어난다고 여겨지던 미니드레스. 이번 컬렉션에서는 좀 더 메인 이벤트에 어울릴 만한 디자인으로 변모했다. 미니드레스에 화려한 후드 스타일 베일을 가미해 우아한 아름다움을 더하고, 퍼프소매 롱 가운을 덧입어 몸매가 드러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룩으로 완성했다. 식이 끝난 후에 베일과 가운만 벗으면 순식간에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변신할 수 있는 건 보너스. 공들여 선택한 웨딩 슈즈를 훤히 드러낼 수 있는 것도 미니 드레스만이 가진 장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