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아틀리에
1백개의 캔버스 천으로 감싼 바닥과 천장에 크리스찬 디올의 스케치 원본과 컬렉션 차트를 전시한 디올 아틀리에. 이 순백의 공간은 유난히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곳곳에서 오트 쿠튀르 재봉사와 패턴사, 미스 디올 장인들의 수작업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 특히 미스 디올의 장난기 어린 보를 완성하는 과정이 꽤 흥미로웠다. 장인의 손끝에서 막 완성된 미스 디올들을 들여다 보니 보의 모양이 조금씩 달랐고 저마다 생동감이 넘치는 꽃 같았다. 디올은 모든 작품에 풍부하고 정교한 플로럴 코드를 가미 하는데, 이 정신은 미스 디올 프레스티지 에디션에 감긴 보에서 극대화된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2016년에는 크림 컬러 새틴 보에 은방울꽃과 미모사를 수놓았어요. 다양한 색의 크고 작은 비즈들이 모여 꼭 풍성하게 피어난 꽃처럼 보이죠.” 이처럼 섬세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장인들은 딱딱한 판자에 먼저 수를 놓아보는 등 까다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매끄럽고 작은 리본 안에 정교한 자수를 놓는 것, 수백 개의 비즈와 시퀸을 일정한 간격으로 장식하는 것은 실로 엄청난 도전이라고. 보통 단 하나의 리본에 자수를 놓는 데까지 최소 6시간 이상 소요되며 꼬박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가늘고 미끌거리는 새틴 리본을 고정하는 것 또한 극도의 정확성과 테크닉을 수반해야 하는 작업. 미묘한 새틴의 색감과 입체적인 셰이프, 다양한 빛으로 반짝이는 요소들의 변주로 완성되는 향기로운 작품! 앞으로 디올 아틀리에에서 피어날 이름 모를 꽃들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디올이 선택한 컬러
“에메랄드 스카프, 붉은 장미 한 송이, 노란빛의 숄, 로열 블루 글러브… 컬러만 잘 활용해도 의상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디올 하우스의 컬러 팔레트를 전시한 컬러라마 룸에서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여성을 디올 제품으로 감싸고 싶어 했던 크리스찬 디올의 꿈을 엿볼 수 있었다. 모자부터 슈즈, 주얼리, 백, 퍼퓸, 메이크업 모두 정교한 우아함을 연출하는 데 각각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무슈 디올. 하나의 컬러를 주제로 여성의 몸에 걸칠 수 있는 모든 오브제를 디스플레이한 쇼윈도에서는 완성도 있고 심미적인 패션을 향한 디올의 비전이 확연히 드러났다. 무슈 디올은 ‘디올 레드’를 두고 여성의 미소를 가장 아름답게 꾸며 주는 컬러라고 극찬했다. 또한 블랙은 컬러 중 가장 우아하다고 평가하며 블랙에 대해서라면 책 한 권도 쓸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행복과 여성미를 나타내는 핑크, 쉽게 소화 할 수 있는 우아한 뉴트럴 컬러인 그레이는 디올이 유년 시절을 보낸 그랑빌 집의 파사드를 연상시키는 컬러라고. 디테일을 살려 만든 오리지널 미니어처들을 디올이 사랑한 특별한 색채를 주제로 전시한 장관은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