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보디 케어의 핵심, 보습
겨울철 보디 피부 문제는 대부분 각질층의 수분 함량이 부족하고 그로 인해 약해진 피부 장벽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충분한 보습으로 각질층에 수분을 보충하고 지질 성분을 공급해 피부 장벽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 반 이상은 성공. 그러기 위해선 조금 귀찮더라도 피부에 맞는 보습제를 찾아 수시로 바르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습제를 고를 때는 밀폐 성분과 장벽 성분을 잊지 말고 확인할 것! 페트롤라툼, 미네랄 오일, 글리세린 등의 밀폐 성분은 피부 표면에서 피부 속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감싸주는 역할을 하고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의 장벽 성분은 약해진 피부 장벽을 개선해 외부 유해 환경에 맞서 피부를 보호해준다. 혹시 피부가 가렵다면 멘톨, 자일리톨, 페퍼민트 등을 함유한 제품을 찾을 것. 피부 온도를 낮추고 염증을 가라앉혀 가려움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 성분 확인을 끝냈다면 피부 타입과 취향에 맞는 제형을 고를 차례. 트러블이 잘 생기는 피부라면 가볍고 수분감이 풍부한 에멀션 타입, 심하게 건조한 피부라면 묵직한 제형의 크림이나 버터가 알맞다. 여기에 피지 성분과 유사한 호호바씨 오일을 하나 정도 구비해두고 피부 상태에 따라 섞어 바르면 더 효과적인 보습 관리를 할 수 있다.
자극 없는 각질 관리
각질 관리가 항상 필요한 건 아니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28일 주기에 맞춰 새로운 세포를 만들고 죽은 세포를 스스로 탈락시키는 턴오버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철 혈액순환 저하 등으로 턴오버 주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제때 떨어져나가지 못한 각질이 과도하게 쌓여 두껍고 딱딱하게 굳어버린다. 이런 경우 피부 기능이 떨어지고 미관상으로도 보기 좋지 않으니 관리가 필요하다. 팔꿈치, 발꿈치, 무릎 등이 요주의 부위. 보습제를 발라도 스며들지 않을 정도로 두껍고 딱딱하게 쌓인 각질은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피부 타입에 맞는 각질 관리 제품으로 부드럽게 제거하자. 피부가 두껍고 건강한 편이라면 물리적인 방법의 스크럽을, 피부가 얇은 편이라면 AHA나 BHA 등 화학적 방법의 필링 제품을 사용해볼 것. 알갱이가 있는 물리적 스크럽은 피부에 물기가 있는 편이 자극이 적으므로 샤워 후 몸에 물기가 약간 남은 상태에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각질 제거 후에는 피부가 일시적으로 건조하고 약해지므로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보호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입욕이 필요해
건강한 보디 케어를 위해서는 체온 유지도 중요하다. 체온이 정상 온도보다 떨어지면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혈액이 피부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필요한 만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피부 턴오버가 더뎌지고 피부결이 거칠어지는데, 심한 경우 피부 탄력 저하와 노화로 이어진다. 이를 예방하고 싶다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짧은 입욕으로 몸을 데워주자. “일정 시간의 입욕은 운동한 것과 비슷한 혈액순환 촉진 효과를 냅니다. 모세혈관으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며 림프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노폐물과 체내 불순물을 배출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죠.” VOS 피부과 김홍석 원장은 겨울철 입욕의 효과를 전하며 주의할 점도 덧붙였다. “뜨거운 물에 너무 오래 몸을 담그고 있으면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세라마이드와 콜레스테롤 등이 열에 손상되어 피부 장벽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입욕 시간은 15분을 넘지 않는 편이 좋아요.” 물의 온도 또한 피부가 발갛게 되지 않는 38~40℃ 사이를 지키라고 당부한다. 체온을 높이는 것만으로 보디 케어 효과를 충분히 볼 수 있지만 보다 기분 좋은 입욕을 즐기고 싶다면 보습 효과가 있는 입욕제나 배스 오일을 조금 넣어보길. 보습막이 씌워져 입욕 후 피부가 촉촉하게 유지된다.
가벼운 샤워
한겨울의 피부는 영하를 넘나드는 차가운 날씨와 낮은 습도의 공격을 받아 매우 불안정한 상태. 특히 몸은 얼굴보다 피지샘이 적어 상대적으로 훨씬 건조하고 약해지기 쉽다. 그런데 이런 피부를 매일 보디 클렌저로 씻어 그나마 남아 있는 보습 인자까지 말끔히 씻어내버린다면 어떨까? 얼마나 건조해질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러니 겨울철에는 되도록 물만으로 가볍게 샤워를 할 것. 독일의 피부과 전문의 옐 아들러는 저서 <매력적인 피부 여행>에서 매일 샤워할 때마다 온몸에 비누칠을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땀, 체취 등 몸에서 분비하는 오염물은 대부분 수용성이어서 물만으로 씻어낼 수 있다는 꽤 설득력 있는 이유를 든다. 요즘처럼 긴소매 윗도리와 긴 바지, 두꺼운 코트로 무장해 외부 오염이 살에 닿을 일 없는 계절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보디 T존(등줄기와 가슴 윗부분 등 피지 분비가 많은 부위)의 트러블이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등의 체취 때문에 꼭 보디 워시를 쓰고 싶다면 국소적으로 피부 본연의 pH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는 약산성에 합성 향이나 색소를 첨가하지 않은 순한 포뮬러의 제품을 선택할 것. 세라마이드 같은 보습 성분이나 지질 성분을 함유해 세정 후 피부의 유·수분 밸런스까지 맞춰주는 제품이면 금상첨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