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는 나만의 향을 갖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을 터.
그런데 니치 향수가 유행하면서 좀처럼 그런 향을 찾기가 어려워졌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이 몇가지 향수를 레이어링해 나만의 레시피를 만드는 것.
매일 계절이나 그날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몇 가지 향을 조합해 뿌리는데,
베이스로 선택하는 건 언제나 딥티크의 ‘롬브르단로’다.
비 내린 촉촉한 정원에 아무도 몰래 피어난 젖은 야생 장미가 떠오르는 향인데,
너무 날카롭고 차갑지 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따뜻하고 포근하지도 않은 향이라 어떤 날이든 잘어울린다.
옷을 입기 전 맨살에 이 향수를 뿌리고 옷을 입은 뒤에 다른 향을 공중에 뿌려 가볍게 퍼퓸 샤워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옷에 뿌린 향은 자연스럽게 날아가고,살에 뿌린 이 향은 내 살냄새처럼 하루 종일 곁에 머문다.
100mL를 구입해도 몇 달이면 바닥이 보일 정도이니
내가 얼마나 좋아하고 자주 뿌리는 향인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지 않을까.
-<마리끌레르> 뷰티 디렉터 김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