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패션 하우스들의 시선이 뷰티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 루이 비통(Louis Vuitton)이 첫 번째 뷰티 라인 ‘라 보떼 루이 비통(La Beauté Louis Vuitton)’을 공개하며 뷰티 업계를 뒤흔들었고, 지난 21일에는 미우미우(Miu Miu)가 신규 향수 ‘미우틴(Miutine)’을 선보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여기에 프라다(Prada)는 바로 3일 전,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핸드크림을 단독 선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는데요. 패션 하우스들의 뷰티 행보가 연일 입에 오르내리는 요즘입니다.

올해 들어 유독 메종 브랜드들의 뷰티 론칭 소식이 자주 들려오는 것 같다고 느끼셨다면, 기분 탓이 아닙니다. 브랜드 팬은 물론 코스메틱 마니아들까지 설레게 할 반가운 뉴스가 더 남아 있으니까요. 바로 ‘발렌시아가(Balenciaga)’와 ‘자크뮈스(Jacquemus)’의 하반기 뷰티 론칭 예고.

뷰티 챕터를 여는 자크뮈스

자크뮈스가 뷰티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건 지난 2월 7일.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자크뮈스는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L’Oréal)과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뷰티 챕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동시에 로레알이 자크뮈스에 소수 지분을 투자했다는 사실도 공개되며 협업의 깊이를 더했죠. 이로써 자크뮈스는 로레알의 럭셔리 부문 ‘L’Oréal Luxe’와 함께 새로운 뷰티 세계를 열어가게 되었습니다.

이후 5월에는 자체 지주회사 ‘La Maison Mère’를 설립하고 ‘Jacquemus La Beauté’의 지분을 100%로 확보하면서 본격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파트너십과 투자 구조가 모두 확정된 상태지만, 뷰티 라인의 구체적인 론칭 시점이나 첫 제품 카테고리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자크뮈스를 애정해 온 이들이라면 기대할 수밖에 없겠죠.

그간 자크뮈스는 프렌치 스타일에 위트를 더한 감각적인 스타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일상적인 오브제를 유희적으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감성, 마르세유의 햇살을 닮은 따뜻한 색감과 실루엣은 자크뮈스의 고유한 정체성이 되었죠. 이러한 미감이 뷰티 제품에는 어떻게 구현될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커지는데요. 더욱이 자크뮈스는 로레알과의 파트너십 발표 당시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향수와 뷰티는 자크뮈스의 비전 중 일부였다”고 밝히며 뷰티에 대한 꾸준한 열망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브랜드의 오랜 꿈이자 야심인 뷰티 컬렉션에 남다른 애정이 담길 것이라는 점 역시 기대되는 지점이죠.

발렌시아가의 전설적인 향수가 돌아온다?

발렌시아가 Le Dix
©fragrantica

지난 2월, 케어링 보떼(Kering Beauté)는 2025년 발렌시아가의 새로운 뷰티 라인 론칭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하이엔드 향수’ 카테고리 출시를 예고하며 지난해 보테가 베네타에 이은 다음 주자로 발렌시아가를 지목했죠. 발렌시아가는 1947년 첫 향수 ‘Le Dix(르 디스)’를 시작으로, 2010~2014년에는 ‘Balenciaga Paris’, ‘Florabotanica’, ‘B. Balenciaga’ 등 현대적인 향수 라인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는 케어링 보떼 체제하에 10여 년 만에 향수 카테고리에 복귀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

이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발렌시아가의 전설적인 향수 ‘Le Dix’의 부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947년 출시된 ‘Le Dix’는 브랜드의 첫 향수로, 파리 본점 주소인 ’10 Avenue George V’에서 이름을 따온 제품인데요. 클래식한 알데하이드, 시프레, 플로럴 향조를 담고 있죠. 실제로 지난해 11월, 발렌시아가는 ‘Le Dix’ 명칭과 로고를 향수·메이크업·향초 3개의 카테고리로 프랑스 산업재산권청(INPI)에 출원해 ‘Le Dix’의 복귀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렸습니다.

결정적 장면은 최근 2025년 발렌시아가 윈터 쇼에서 포착됐습니다. 쇼 초대장에 향수 샘플이 동봉되면서 ‘Le Dix’라는 상징적 후각 유산을 하우스가 스스로 소환했다는 평가가 나왔죠. 아직 제품명과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케어링 보떼를 축으로 한 발렌시아가의 향수 복귀는 이미 본격적인 시동에 들어간 상태. ‘Le Dix’의 귀환, 기대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