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0년대에 세르펜티 워치를 착용한 지나 롤로브리지다. 2 뱀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세르펜티 투볼라리 브레이슬릿. 3 뱀을 모티프로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선보인 세르펜티 투보가스 워치. 4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세르펜티 브레이슬릿을 착용했다. 5 1950년대부터 뱀을 사실적으로 구현한 스네이크 브레이슬릿 워치가 출시됐다. 6 스네이크 더블 벨트를 목걸이처럼 두 겹으로 착용한 전 <보그>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

불가리
BVLGARI

불가리의 팬이 아니더라도 뱀을 모티프로 한 세르펜티 컬렉션은 익숙할 것이다. 브랜드의 심벌이자 영원불멸의 상징인 뱀을 모티프로 한 주얼리의 시초는 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재해석한 1940년대 브레이슬릿 워치다. 세르펜티 컬렉션은 뱀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디자인부터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태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맞게 진화를 거듭해왔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제품은 1962년 영화 <클레오파트라>의 한 장면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손목에 찬 브레이슬릿으로 에메랄드와 파베 다이아몬드, 마르키스 컷 다이아몬드로 장식해 강렬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배우 지나 롤로브리지다와 미국 배우 마리사 베런슨이 세르펜티 워치를 찬 모습이 포착되는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세르펜티 컬렉션을 향한 애정은 다양한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증명된다.

 

 

1,4 1954년에 처음 등장한 지프 네크리스. 브레이슬릿으로 변형할 수 있다. 2,3 현재까지도 오리지널 모델과 디자인이 동일한 지프 컬렉션이 출시되고 있다. 2,3

반클리프 아펠
VAN CLEEF & ARPELS

반클리프 아펠의 주얼리는 아름다운 동시에 고유의 기술력이 돋보이는 제품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 대표적인 제품인 지프 네크리스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명작이다.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퍼를 모태로 삼아 태슬을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제작한 혁신적인 디자인이 특징. 지퍼처럼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유연한 움직임에서 반클리프 아펠의 기술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주얼리다. 대담한 디자인뿐 아니라 골드, 루비, 사파이어 등의 유색 보석을 장식해 다양한 분위기로 출시했으며, 지퍼를 풀면 데콜테나 등을 장식할 수도 있고 지퍼를 닫으면 브레이슬릿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1 1936년에 처음 선보인 뚜띠 프루티 네크리스.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등 다양한 유색 보석을 사용했다. 2 뚜띠 프루티 네크리스를 착용한 데이지 펠로스. 3 현재 출시되고 있는 트리니티 링. 4 트리니티 링을 착용한 그레이스 켈리.

까르띠에
CARTIER

유서 깊은 까르띠에의 주얼리는 브랜드 뮤즈들과 그 역사를 함께한다. 1936년 데이지 펠로스를 위해 특별 제작한 뚜띠 프루티 네크리스는 인도풍 디자인으로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등 유색 보석을 총동원해 화려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이 네크리스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우아한 여성으로 손꼽히던 그녀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보석으로 사교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편 지금까지도 많은 신부들이 웨딩 링으로 선택하는 트리니티는 그레이스 켈리의 1955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성들이 선택한 까르띠에의 주얼리는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1,2,4 나폴레옹과 조세핀 황후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너와 나’ 링. 3 너와 나 링을 모티프로 제작한 듀오 에떼르넬 링.

쇼메
CHAUMET

쇼메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조세핀 황후.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러브 스토리는 현재까지도 쇼메라는 브랜드에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특히 조세핀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만든 너와 나 링을 재해석해 새롭게 출시한 듀오 에떼르넬 링은 오리지널 버전과 마찬가지로 사파이어와 다이아몬드가 마주보고 있다. 1796년에 결혼한 이들의 주얼리를 그대로 재현한 아름다운 디자인도 매혹적이지만, 전설 같은 러브 스토리가 깃든 것만으로도 숭고한 가치를 지닌다.

 

 

1,2 2020년, 포제션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스페셜 에디션. 3,4 1990년에 탄생한 포제션 컬렉션의 스케치와 카탈로그 이미지.

피아제
PIAGET

링 중앙의 밴드가 자유롭게 회전하는 디자인의 포제션은 1990년에 탄생한 이후 30년간 뱅글, 이어링, 네크리스, 워치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며 브랜드의 아이코닉 컬렉션으로 자리 잡았다. 1990년대 포제션의 광고와 카탈로그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 오리지널 디자인이 현재 출시되는 제품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최근 30주년을 맞아 옐로 골드로 제작한 스페셜 에디션 역시 오리지널리티를 그대로 유지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뱅글과 다이얼 주변을 둘러싼 케이스가 회전하는 워치는 자연스레 클래식한 초창기 모델을 연상시킨다.

 

 

1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착용하고 등장한 레이디 가가. 2,3 1961년 오드리 헵번이 착용한 티파니 옐로 다이아몬드 네크리스.

티파니
TIFFANY & CO.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착용한 옐로 다이아몬드 네크리스에 대해 알고 있는가? 이 거대한 유색 다이아몬드는 187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킴벌리 광산에서 채굴됐다. 무려 2백87캐럿에 달하며 세상을 놀라게 한 이 원석은 가공을 거쳐 1백28캐럿의 쿠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로 재탄생했다. 보석학 역사에도 길이 남을 티파니의 옐로 다이아몬드는 지금까지 단 3명의 패션 아이콘에게만 착용이 허용되었다. 1957년 당시 사교계의 여왕 메리 화이트하우스, 1961년 오드리 헵번 그리고 2019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에 오른 레이디 가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렇게 전설적인 이야기를 지닌 티파니의 옐로 다이아몬드는 원석으로 발견된 후 1백40여 년 동안 시대의 아이콘들과 함께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1,2,3,4 1932년, 샤넬의 주얼리 전시회에서 선보인 별과 리본을 모티프로 한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 5,6,7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 8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1932 컬렉션.

샤넬
CHANEL

사랑스러운 리본과 별을 모티프로 디자인해 많은 사랑을 받는 샤넬의 하이 주얼리 비쥬 드 디아망 컬렉션의 역사는 무려 9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 1932년, 패션 디자이너 가브리엘 샤넬은 자신의 파리 생토노레 아파트에서 다이아몬드 주얼리 전시회를 열었다. 그녀는 주얼리 디스플레이를 위해 마네킹을 이용했는데, 당시에는 박스 위나 쇼윈도에 보석만 전시하는 것이 관례였기 때문에 파격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전시회는 샤넬에게 행운을 상징하는 별 모양이 메인 테마였고, 그녀의 오트 쿠튀르 패션에서 영감 받은 리본 모양과 태슬 장식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1 1882년, 아이비를 모티프로 제작한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 2,3 최근 리바이벌 버전으로 제작한 깃털과 아이비를 모티프로 한 퀘스천 마크 네크리스.

부쉐론
BOUCHERON

형태가 물음표와 비슷해 퀘스천마크라는 이름이 붙은 네크리스. 1880년대에 최초로 선보인 이래 전설이 된 부쉐론의 시그니처다. 당시 스프링을 이용해 스스로 편하게 차고 뺄 수 있도록 설계한 이 네크리스는 가히 혁신적이었다. 또한 브로치, 헤어피스 등으로 분리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점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상류사회 여성들에게 환영받기에 충분했다. 퀘스천마크 네크리스는 부쉐론이 추구하는 대담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깃털, 아이비 등 여러 버전으로 제작됐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초기 형태를 유지한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