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ONE ROCHA

THEME 세례식 INSPIRATION 출산의 고통, 틀어진 몸, 산후 불면증, 어린아이가 옷을 해석하는 방식에서 영감을 받은 컬렉션 PALETTE 화이트, 블랙, 핏빛 레드 FAVORITE LOOK 진주를 장식한 브라, 한쪽 가슴이 완전히 드러나도록 올라간 니트 톱, 자수를 놓은 천을 여러 겹 겹쳐 완성한 드레스에 왕관을 쓴 룩 POINT 오랜만에 컬렉션 의상을 실제로 보게 될 관객을 위해 그 어느때보다 디테일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디자이너. 그렇게 완성한 최고의 컬렉션.

SIMONE ROCHA

시몬 로샤의 새 시즌 컬렉션은 ‘윈터 로즈(Winter Rose)’라는 테마에 완벽하게 부합했다. 풍성한 러플과 프릴, 다양한 플로럴 패턴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로맨틱한 룩을 구현한 동시에 반항적인 무드까지 한껏 가미했기 때문이다. 특히 비즈를 장식한 가죽 하네스, 군화를 연상시키는 워커 부츠, 바이커 재킷을 재해석한 코트와 밀리터리 스타일 재킷은 시몬 로샤 고유의 사랑스러움과 대비되며 룩의 완성도를 높였다. 시몬 로샤는 파리나 밀라노에 비해 규모가 작은 런던 패션위크에서 가장 주목할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해왔다. 그의 꾸준한 스타일이 프레스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일 터다. 그러나 그는 현재의 인기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을 거듭한다. 일주일만 지나도 식상해지는 가벼운 유행이 난무하며 ‘잘 팔리면 끝’이라는 마음가짐이 하이패션계에 팽배한 때다. 이런 시점에 만난 고유함의 가치가 더욱 반갑고 고마웠다.

SIMONE ROCHA

시몬 로샤는 런웨이 쇼 대신 소규모 프레젠테이션을 열어 새 컬렉션을 공개했다. 전도유망한 젊은 디자이너가 만든 감각적인 옷들이 전통적인 런웨이 형태로 기록되지 못하는 점은 아쉬웠지만, 시몬 로샤의 옷은 어떤 공간에 있어도 제 몫을 다하며 빛을 발했다. 전매특허인 볼륨 디테일은 기존보다 더 섬세해졌고, 머리 장식과 액세서리는 언제나처럼 로맨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특히 고풍스러운 요소를 현대적 미감으로 변주하는 걸출한 능력은 이제 정점에 선 듯 완벽했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 등장해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고전적이지만, 반대로 캐주얼한 운동화를 신어도 어울릴 정도로 동시대성을 띠기 때문이다. 비록 각성과 폭발, 실용성과 예감이라는 네 개의 단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심오하고 짧은 설명은 크게 마음에 와닿지 않았지만 사랑스러움을 고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정의하는 그의 실력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