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E UP

 

 

요즘 여성이 넥타이를 매는 것은 과거 성 역할을 전복한 이브 생 로랑의 ‘르 스모킹’ 같은 파격적 스타일이 아니다. 영화 <애니 홀>에서 다채로운 넥타이 패션을 선보인 다이앤 키튼이나 그래픽 티셔츠에 타이를 매 펑키한 애티튜드를 뽐내던 에이브릴 라빈 등 넥타이를 맨 여성의 아이코닉한 순간은 늘 존재했으니 말이다. 이번 시즌 많은 디자이너가 선보인 타이가 유독 흥미로운 이유는 이를 남성적이거나 클래식하게 다루는 시선에서 탈피했기 때문이다. 그 예로, 넥타이를 권력의 상징이 아니라 단순히 액세서리로 여기는 딸 스텔라의 모습에서 영감 받은 발렌티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피엘파올로 피춀리는 컬렉션의 총 73가지 룩에 디자인을 변형한 타이를 매치해 선보였다. 이 외에도 타이를 가죽과 조합해 쿨한 매력을 배가한 에르메스와 알렉산더 맥퀸, 레이싱 재킷을 더해 반항적 무드를 연출한 데이비드 코마, 셔츠와 같은 컬러의 마이크로 쇼트 타이를 선보인 프라다까지. 디자인이나 분위기는 다르지만 저마다의 방식으로 새로운 타이 스타일링을 제안했다. 새 시즌의 타이를 실생활에서 즐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속 MZ세대 유저들처럼 타이를 ‘주얼리의 하나’로 여기면 된다. 정돈된 테일러드 셔츠 위뿐 아니라 티셔츠나 피케 셔츠, 나아가 맨살에까지 어떤 방식으로 매도 좋다. 만약 누군가 타이를 자유롭게 걸친 당신의 패션에 의문을 갖는다면 같은 맥락에서 질문을 던진 피춀리에게 답한 딸의 말을 빌려 답해보자. “글쎄요, 그냥 멋져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