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NA RICCI

THEME 바다의 시간 INSPIRATION 다이빙 문화와 바다를 향한 애정 PALETTE 애시드 블루, 라임, 네이비, 퍼플 FAVORITE LOOK 스쿠버 수트를 연상시키는 집업 톱과 라임색 스커트를 매치한 룩 POINT 몸에 걸린 듯한 그물 장식과 스쿠버 수트가 연상되는 집업 톱, 산호를 닮은 애시드 컬러 등 다양한 디자인 요소를 사용해 패셔너블한 방식으로 해양 생태계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NINA RICCI

니나 리치는 본래 오트 쿠튀르 하우스다. 1932년부터 꽤 근래까지 고급스럽고 우아하면서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전문으로 선보이던 곳. 근래의 니나 리치는 어땠을까? 젊음을 한두 스푼 더하고 새로운 시도를 했지만 어딘가 갈증이 해소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리시 헤레브르와 루시미 보터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를 물려받은 이후로는 조금 달라졌다. ‘일상을 위한 오트 쿠튀르’를 지향하는 디자이너 듀오는 오트 쿠튀르적인 실루엣에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 꽤 현실적인 컬렉션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니나 리치의 아카이브 원단을 활용한 셔츠와 스커트, 버튼으로 실루엣을 마음껏 조작(?)할 수 있는 점퍼와 지퍼로 여밀 수 있는 매끈한 실루엣의 수트 등 여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피스들을 세련되게 뒤섞었다. 니나 리치에서는 낯선, 하지만 디자이너 듀오의 브랜드 보터에서는 본 것 같은 번쩍이는 나일론 소재, 퍼 칼라 레인코트도 어색하지 않게 어울렸다. 디자이너 듀오가 누누이 얘기한 오‘ 트 쿠튀르와 일상복 사이’가 바로 이 지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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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디자이너가 런웨이 대신 공개한 영상은 마치 정리가 잘된 요점 노트 같았다. 컬렉션에 영감을 준 대상과 새롭게 선보이는 룩의 특징 등 디자이너가 전하려는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하기 때문이다. 영상은 디자이너들이 휴대폰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모습을 엿보는 듯한 장면으로 시작해 다양한 편집 기법을 동원해 지루할 틈 없이 이어졌다. 이번 컬렉션의 주제는 니나 리치를 대표하는 향수 ‘레르 뒤 땅(L’Air du Temps)’. 평화와 부활을 상징하는 비둘기를 모티프로 한 향수병에서 영감 받아 완성한 새 시즌 룩은 다채로운 컬러와 컷아웃 디테일, 수영복에 사용하는 탄성 있는 소재, 흐르는 듯한 드레이핑 기법을 부각시키며 아름답게 표현됐다. 테일러링을 해체하고 재조합하며 과감하게 잘라내는 등 새로운 기법을 선보였지만 경직되거나 강인한 느낌이 아니라 세련되고 낭만적인 이미지로 표현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켜낸 건 물론이다. 무엇보다 젊고 감각적인 두 디자이너와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하우스 브랜드의 DNA가 이뤄낸 환상적인 하모니가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