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김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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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hji Yamamoto

요지 야마모토의 이번 쇼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절친한 동료 아제딘 알라이아를 위한 오마주였다. 야마모토와 알라이아는 풋내 나는 유행을 좇지 않고 뻔한 시장의 룰을 따르지 않은 패션의 전설이었다. 이들은 겉보기엔 분명 다른 노선을 걸었지만 검은색을 사랑하고 구조와 형태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점에서 동일한 기질을 지녔다. 요지 야마모토는 아제딘 알라이아를 오마주하는 동시에 큐비즘의 대가 피카소에게서도 영감을 얻었다. 패치워크한 가죽 뷔스티에는 알라이아의 관능적인 코르셋 드레스를 떠올리게 했고, 입체적으로 조각조각 이어진 재킷과 기모노 슬리브는 단연 피카소를 상기시켰다. 컬렉션은 상실감과 존경심이 담긴 감성적인 분위기였지만, 더블 브레스티드 코트와 허리를 강조한 아워글라스 실루엣의 드레스만큼은 감정을 딛고 굳건히 선 현실적인 아이템이었다.

Proenza Schouler

프로엔자 스쿨러가 파리로 무대를 옮기고 두 번째로 선보인 이번 컬렉션에서는 공존과 절충이 돋보였다. 브랜드의 전매특허인 수공예적이고 부족적인 요소가 다채롭게 공존했고 잭 맥콜로는 이를 ‘새로운 타입의 절충주의’라 명명했다. 그들의 파리 진출은 성패를 떠나 미국식 쿠튀르가 무엇인지 입증했다. 바로 주도면밀하고 현실적이며 세련된 쿠튀르! 여행이라는 테마를 좋아하는 두 디자이너는 이번엔 캘리포니아로 시선을 돌렸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홀치기염색, 마크라메, 웨스턴 패치워크, 프린지, 부족적인 모티프의 니트웨어와 거대한 네크리스 등을 선보이며 ‘네오 히피’ 룩을 완성했다. 견고한 형태의 시어링 아우터와 지브라 패턴 아우터는 이 시대의 진정한 히피는 결코 소박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Lacoste

펠리페 올리베이라 밥티스타는 브랜드를 설립한 라코스테 일가가 프랑스 일대에 녹지를 조성하며 보여준 환경에 대한 신념을 새 컬렉션에 담았다. 쇼가 열린 파리의 한 고등학교 강당 정중앙에는 크고 푸른 나무 한 그루가 세워졌고, 니트웨어부터 드레스나 모자에 이르는 다양한 아이템에 나무와 나뭇잎 모티프가 더해졌다. 여성복과 남성복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룩에 자연에서 얻은 듯한 색감과 경직되지 않은 부드러운 실루엣이 녹아 있어 편안한 느낌을 선사했다.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이번 컬렉션의 ‘굿윌 아이디어’는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훌륭한 디자인으로 전달되었기에 더욱 의미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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